코스피가 6000선까지 내려오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개별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은 “오늘 코스피 급락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 이슈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특히 국내 증시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영향을 크게 받고 있고 아울러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수급효과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펀더멘털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하락세”라며 “이들이 갖고 있는 이익의 규모 등을 봤을 때 이런 하락은 굉장히 과도하고 펀더멘털과는 관계가 없는 하락”이라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번 반도체 종목의 급락은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인공지능(AI) 산업 서사의 균열, 레버리지 청산 등에 따른 수급 충격 영향으로 판단한다”며 “코스피 상승률이 올해 장중 고점 기준으로 212.34%로 독보적인 급등세를 기록하며 나타나는 과열 부담, 상승에 따른 피로도가 누적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36배에 불과한 역사적 밸류에이션 저점에 위치해 있는 만큼 단기적 등락은 있을 수 있지만 이후 방향성은 상승이라는 점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외국인 수급이 바뀌지 않는다면 증시가 계속 출렁이는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여파로 투자자들이 당분간은 투자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점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G20 경기선행지수가 소폭 둔화되고 있고,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거시경제에서 내려오는 힘(Top-down momentum)과 개별 기업에서 올라오는 힘(Bottom-up momentum)이 충돌하고 있다”며 “결국 톱다운 모멘텀과 보텀업 모멘텀이 충돌하는 상황에서는 유동성 흐름이 금융시장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아 연초부터 강력한 매도 세력으로 자리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방향성이 바뀌어야 한국시장 흐름도 바뀔 수 있다”고 짚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이익 증가율이 기저효과 영향으로 하반기에 점차 둔화할 가능성은 있지만 지금 반도체 고점을 우려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시장참여자들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의 쏠림 이후 신규 투자에 신중할 것이고 이에 따라 주식시장은 일정한 기간 동안 박스권 내에서 움직이는 기간 조정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