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최근 일주일 새 벌써 네 번째 충돌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군의 공격에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재봉쇄를 선언하며 선박 통항이 불투명해졌다. 주요 원유 운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이 다시 막힐 우려가 커지자, 해운·정유업계는 실시간으로 상황을 확인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1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한국시간 13일 오전 6시) 호르무즈해협을 자유롭게 지나는 민간 선원과 상선을 공격하는 이란의 능력을 계속 약화하기 위한 추가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약 6시간 뒤 중부사령부는 공습 완료를 알리며 “이란의 방공 시스템과 해안 레이더 기지, 미사일 및 드론 전력, 소형 고속정 등이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란도 보복에 나섰다. 이란군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IRGC)는 요르단, 바레인, 쿠웨이트 등에 있는 미국 군사시설에 대해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미국·이란 간 무력 충돌은 최근 일주일 사이 네 번째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했다는 이유로 미국은 지난 8일과 9일, 12일 이란을 공습했고, 이란이 맞대응했다. 전날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재봉쇄도 선언했다. 이 때문에 호르무즈해협 통항량은 대폭 감소했다.
국내 해운업계는 선박 안전 확인과 운항 차질 가능성 점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재 해협 안쪽에 남은 한국 선박은 지난 5월 피격을 받은 국내 선사 HMM의 상선 ‘나무호’를 포함해 2척이다. 나무호는 피격 이후 두바이항으로 예인된 뒤 수리가 완료된 상태다. 다만 재봉쇄 우려로 해협 통과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13일 “(선박들이) 향후 현지 안보 상황을 지켜본 뒤 호르무즈해협 통항 신청 및 출항 일정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원유 수급은 7·8월 국내 도입 물량을 충분히 확보한 터라 당장 문제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정유업계가 대체 공급선을 최대한 확보한다고 해도 호르무즈해협 통과 물량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재봉쇄 사태가 길어지면 9월 물량부터 확보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종전으로 잠시 해소됐던 원유 수급 지연이 다시 심화할 수 있어 업계 전체가 긴장 중”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사태가 더 길어지면 원유 물량 확보 경쟁이 심화하면서 국제유가가 치솟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미 배럴당 60달러대로 하락했던 국제유가가 다시 70달러대로 반등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정유업계는 물론, 국내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산업통상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문신학 차관 주재로 정유·해운업계,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원유 수급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문 차관은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우리 석유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에너지 안보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