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14일 국무회의에선 한성숙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 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소속의 오 시장이 6·3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해 공개 발언을 하려고 했으나 한 총리는 발언 기회를 주지 않았다.
오 시장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토론회 관련 논의 말미에 “말씀을 좀 드려도 되겠느냐”며 한 총리에게 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이에 한 총리는 “이 건은 국민 대토론회가 (예정돼) 있으니까 (추가 토론은) 넘기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오) 시장님이 주실 것은 서류로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서울시가 준비한 보고서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등에게 전달한 점을 언급하며 “오늘 발언 기회를 안 주실 것 같으니 그 보고서 내용으로 대체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그 보고서를 내시면 서울시의 재건축·재개발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일반적으로는 공급 물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됐는지에 대해 현황 보고도 넣어 달라”고 주문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기 전 “당선을 축하드린다”며 오 시장에게 따로 발언권을 줬다. 이에 오 시장이 “오늘 조금 아쉬운 것은, 부동산 관련 대책 회의가 여러 차례 준비돼 있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국무회의에서 여러 위원님 모시고 그동안 서울시의 주택행정 관련해서”라며 부동산 얘기를 재차 꺼내려 하자 이 대통령은 “그 얘기는 나중에 하시죠”라며 만류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웃으며 “보고서에 불편한 내용들도 꽤 들어 있지만 꼭 일독해서 다양한 의견이 균형 있게 채택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와대는 오 시장이 전달한 보고서와 관련해 “오늘(14일) 서울시장으로부터 부동산 정책 건의서를 받았으며 관련 비서관실에서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며 “건의와 관련해 별도의 면담 일정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서울시청에서 가진 별도 브리핑에서 “정부에 부동산정책 3대 분야 8대 정책과제를 건의했다”며 해당 내용을 공개했다. 오 시장은 장기보유특별공제 유지와 재건축·재개발 이주비 대출 확대 등을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중에 유튜브 생중계의 댓글 기능을 활용해 ‘초고가 1주택’에 대한 보유 부담을 늘리는 문제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조사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실거주 1주택 때문에) 고통받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는 대개 공감하는데, 100억원 이런 집에 대해서도 실거주 1주택이라고 거의 감면해주는, 이것을 똑같이 하는 게 맞느냐는 논란이 있다”며 운을 띄었다. 그러면서 “지금 (실시간 유튜브 방송을 보는) 국민 여러분 중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차별적으로 (더 많은) 부담을 시키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시면 1번을,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2번을 눌러주시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이 “대부분의 댓글이 1번이다. (1번이) 90% 정도”라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초고가 주택은 실거주 1주택이라도 (부담을) 더 강화하자는 점에 대해선 대체로 동감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얼마 정도면 초고가 주택으로 분류하기에 적정하냐에 대한 조사도 제안했다. 임 실장이 “30억원을 (초고가 주택 기준으로) 써 준 분들이 많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의 “20억원으로 답한 사람들도 꽤 많다”는 말을 두고선 “그거(20억원으로) 하면 우리 큰일 날 것 같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