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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3·4·5 비전’제시… 규제혁신·노동개혁 없으면 공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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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성장률 전망 2→3% 상향조정
반도체 호황 착시·낙관론 경계하고
확장재정보다 체질개선에 주력하길

정부가 2030년까지 ‘잠재성장률 3%, 수출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를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3·4·5 비전’을 내놓았다. 재정경제부는 어제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0%에서 3.0%로 상향하고 여기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경상성장률 전망치도 30년 만에 최고치인 12.3%에 이를 것으로 봤다. 이재명 대통령은 속도전을 강조했다. 역대 정부마다 희망적인 목표를 내걸었다가 무위에 그친 적이 많았다. 중요한 것은 실행 여부다.

당장 올해 성장률 3%는 한국은행(2.6%)과 국제통화기금(IMF·2.6%) 등 국내외 예측기관의 2% 중반 전망치를 웃돈다. 우선 반도체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압도적 투자로 성장률을 높이고 이후 로봇 등 다양한 산업으로 생산성 혁신을 확산시킨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1990년대 후반 정보기술(IT) 혁명으로 잠재성장률 반등에 성공한 미국 사례를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정부는 20조원의 국부펀드를 조성하고 향후 5년간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도 가동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정도 실탄으로 역대 정권마다 1%포인트씩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다. 반도체 호황도 마냥 지속할 리 만무하다.

‘고용 없는 성장’에서 탈피하기 위한 고용 해법은 내놓지 않았다. 정부는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20만개 이상 만들겠다고 했지만 구체적 실행 계획이 중요하다. 자동화와 고령화 여파로 청년의 제조업 취업률이 10% 안팎에 불과한 상황에서 직업훈련·교육 프로그램 정도로 고용창출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정부 스스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포인트 높이면서도 취업자 수 증가폭은 1만명 낮추지 않았나.

재정을 푸는 대증요법은 반짝 효과에 그칠 수밖에 없다. 잠재성장률 반등은 고통을 수반하는 구조조정 없이는 가당치 않다. 기업을 옥죄는 ‘거미줄’ 규제와 노동 경직성을 방치해서는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미국의 성공은 IT 투자만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해고가 자유로운 유연한 노동시장 환경에서 기업규제를 대폭 완화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노동·규제 개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친노동 법안만 양산하고 있다. ‘3·4·5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선결 과제다. 철강과 석유화학 등 위기·한계산업 구조조정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