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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먼저 온 통일’ 북한배경학생, 우리 사회가 포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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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자녀 10명 중 9명꼴로 북한 밖에서 출생하는 달라진 환경인데도 이들에 대한 교육 대책은 학비 지원 중심에 머문 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작년 4월 기준 전국 초·중·고교 등에 재학 중인 북한배경학생 2915명 중 국내 출생은 1606명(55.1%)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 등 제3국 출생이 1019명(35.0%), 북한 출생은 290명(9.9%)으로 각각 나타났다. 2024학년도 초·중·고생의 학업중단율 1.1%에 비해 북한배경학생은 두 배 높은 2.2%로 나타난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치 않다.

 

세계일보가 북한배경학생 11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학교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는 질문(응답자 115명 복수응답 기준)에 ‘말투·문화 차이’(40.9%·47명)를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제3국에서 태어나 탈북 부모와 수년간 떨어진 채 성장하다가 입국한 청소년 대부분은 일상언어부터 새로 익혀야 한다. 그런데도 이들의 언어장벽 해소를 위한 제도는 미비한 편이다. 제3국 출생 북한배경학생이 이주민 밀집지역의 청소년센터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다가 배제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부모가 외국인인 이주배경청소년이 아니라는 게 그 이유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교육적 필요가 아닌 학생의 출신 범주에 맞춰 지원하는 ‘칸막이’식 행정은 이참에 손을 봐야 할 것이다. 이주배경학생 언어 지원정책을 제3국 출생 북한배경학생에게도 적용하고, 탈북민 자녀 지도 경험이 부족한 일반 학교 교사가 이들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연수 기회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맞춤형 지도를 할 수 있는 북한배경학생 대안학교를 축소하거나 일반 교육체계로 흡수하려는 논의는 재고해야 한다.

 

사회통합실태조사 결과 탈북민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4년 13.4%, 2025년 15.7%로 상승했다. 북한의 적대적 태도 탓이겠지만, 탈북민이란 이유로 놀리고 차별하는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은 개선해야 마땅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맞아 “새로운 공동체에서 서로 이해하고 신뢰하는 경험은 사회통합의 밑거름이 되고, 언젠가 남과 북이 함께 살아갈 미래를 준비하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북민은 ‘먼저 온 통일’이다. 북한배경학생을 맞춤형 교육으로 제대로 키워내는 일은 사회통합 차원을 넘어 장차 실현될 통일을 준비하는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