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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모텔 연쇄살인’ 김소영, 손배소에 “평생 벌어도 못 갚아, 줄여 달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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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모텔 연쇄살인’ 김소영(20) 사진=서울동부지검 제공
‘강북 모텔 연쇄살인’ 김소영(20) 사진=서울동부지검 제공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 김소영(20)이 사망 피해자 유족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 “평생 일해도 갚을 수 없는 큰 금액”이라며 배상액을 줄여 달라는 취지의 자필 답변서를 법원에 낸 것으로 확인됐다.

 

◆ “12% 이자까지…부담 너무 된다” 감액 요구

 

14일 피해자 유족 측 법률대리인 남언호 변호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5월 22일 법원에 제출한 자필 답변서에 “12%에 (연체) 이자까지 붙는다고 하니 전혀 낼 수 없는 큰 금액이라 부담이 너무 된다”고 호소했다.

 

피해자 유족 측은 김 씨와 김 씨 가족을 상대로 3100만 원 수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유족 측이 소장에 적시한 전체 손해액은 유가족 위자료와 상속분 등을 포함해 약 11억 원 수준이지만, 김 씨의 변제 능력을 고려해 청구액을 3100만 원가량으로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답변서에서 “제가 평생 벌어 갚을 수 있는 금액의 액수만 청구해주시기 바란다”며 “저 큰 억대 원고들의 손해배상 채권 금액을 줄 수 있는 방법도, 돈도, 경제 능력도 일절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어머니 청구엔 “억지”…아버지엔 “평생 갚을 만큼 청구를”

 

김 씨는 부모에 대한 배상 청구를 두고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 사건 흉악범죄는 제가 미성년자 시절부터 이뤄진 (부모의) 방임의 결과라고 하는 건 너무 억지 같다”며 어머니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아버지에 대해선 “아버지는 관리·감독 의무를 하지 않았고 미성년자 시절부터 방임하고, 바르게 지도는 전혀 안 하고 가정폭력·언어폭력·바람 등으로 정신적 피해를 줬다”며 “아버지와 저에게는 평생 갚을 수 있을 정도의 손해배상 채권 금액을 청구해주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 “3알은 괜찮았는데 4알에 사망”…민사서도 고의 부인

 

김 씨는 지난 6월 19일 ‘억울한 점들’이라는 제목의 의견서를 통해 살인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피해자에겐 약 세 알을 먹였는데도 괜찮았는데 다른 피해자는 네 알을 먹였더니 숨져 놀랐다는 취지로 적었다.

 

김 씨는 의견서에 “죽일 계획이 하나도 없어서 체포 당시 ‘오빠 둘이 죽었다’ 하셔서 전 엄청 놀랐었다”며 “제가 피해자 A에게 준 3개 알약 분량보다 조금 많아 보였던 4개 정도 분량으로는 사람이 죽을지는 생각도 전혀 못 했었다”고 강조했다.

 

또 김 씨는 피해자들에 의해 자신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그 정황을 자세히 묘사하기도 했다.

 

그는 “조사관님이 저 조사하실 때 돌아간 오빠들이 절 성추행했다는 걸 (피해자) 탓으로 돌리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해서 매우 억울하다”며 “전 성추행을 당했으니까 당했다고 말을 했던 것”이라고 했다.

 

◆ 첫 공판서도 “잠들 줄 알았다”…살해 고의 부인

 

민사 절차에 앞서 열린 첫 형사 공판에서도 김 씨는 살해 고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오병희)는 지난 4월 9일 살인 및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김 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음료를 마시고 잠들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 상해나 사망 결과를 예견하지 못했다”며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는 인정하나 살인 및 특수상해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씨 측은 이날 피해자 진술조서와 일부 수사보고서 등에 대해 증거로 동의하지 않았다.

 

◆ 재판부 “고의 입증이 관건”…정황 판단 예고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으로 ‘고의성’ 여부를 지목했다. 오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약물을 타서 먹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특수상해와 살인에 대한 고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결국 고의 입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짧은 기간 동안 3건이 이어졌다. 범행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고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가 중요한데 이를 집중적으로 입증해 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또 “피고인의 고의를 입증하는 부분은 정황을 통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김 씨 측에 피해자들을 만난 경위와 범행 동기를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고 주문했다.

 

민사 답변서와 형사 법정 진술이 모두 ‘고의 없음’으로 수렴하지만, 김 씨 스스로 투약량을 세 알에서 네 알로 늘렸다고 인정한 대목은 오히려 미필적 고의를 판단하는 핵심 정황이 될 수 있다.

 

◆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 개요

 

김 씨는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올해 2월 9일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약물이 섞인 음료를 건네 이 중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의식불명에 빠뜨린 혐의로 지난 3월 10일 구속기소 됐다. 이후 다른 남성 3명에게도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해 상해를 입힌 혐의로 추가 기소되면서 피해자는 사망자 2명을 포함해 총 6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