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봉덕리 고분군 3호분에서 국내 최초로 토낭(土囊) 격자망 공법과 성벽 축조 공법이 결합된 축조 기술이 확인됐다. 당시 마한 사회의 뛰어난 토목기술과 조직 역량은 물론 정치적 권위와 의례 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고고학적 성과로 평가되면서 고창이 마한 핵심 세력의 중심지였음을 뒷받침하는 학술적 근거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고창군은 15일 국가유산청 역사문화권 중요 유적 발굴조사 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고창 봉덕리 고분군 3호분’ 3차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하는 현장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23년 1차, 2024년 2차 조사에서 확인된 고분 사면부 성토 양상과 외곽 시설에 이어 마한 최대 규모 분구묘의 성격과 축조 기술을 규명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가장 큰 성과는 국내 최초로 토낭 격자망 공법과 성벽 축조 공법이 결합된 초대형 고분 축조 기술이 확인된 점이다. 토낭 격자망 공법은 흙주머니를 격자 형태로 쌓아 지반을 안정시키는 방식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이를 성벽 축조 공법과 함께 활용한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
군은 서로 다른 토목 공법과 작업 단위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축조 방식은 당시 고창 지역 지배 세력이 대규모 노동력을 체계적으로 조직·동원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사회 조직력과 토목기술을 갖추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 고분 중심부에서는 일반적인 석실묘나 석곽묘 등 매장주체부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는 봉덕리 고분군 3호분이 단순한 무덤이 아니라 고분군 전체를 상징하는 대규모 의례 공간으로 조성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군은 밝혔다.
이와 함께 분구 중앙부를 향해 대각선 방향으로 눕혀 매납한 대형 발형기대(그릇받침)와 옹편 등이 출토돼 고분 축조 과정에서 계획적이고 지속적인 제의 행위가 이뤄졌음을 재확인했다.
군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봉덕리 고분군 3호분이 정치적 권위와 종교·의례 문화를 상징하는 기념비적 공간으로 조성됐으며, 고창 지역이 마한의 유력 정치세력인 모로비리국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주는 학술적 근거가 더욱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고창군 관계자는 “이번 3차 발굴 조사는 1500년 전 마한인들의 뛰어난 토목공학 기술과 조직 역량을 입증한 매우 뜻깊은 성과”라며 “발굴 성과를 자세히 분석해 향후 봉덕리 고분군 학술 정비와 역사문화 공간 조성 사업의 핵심 기반으로 활용하고, 고창의 역사 문화자원을 미래 세대에 온전히 계승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