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이익 활용 방안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15일 산업통상부가 서울 영등포구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에서 연 'AI 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에서는 초과이익 배분을 위해 '특별목적세'를 도입하자는 주장에 대한 산업·경제계의 우려가 나왔다.
전날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초과이익에 대한 특별세를 만들어 산업 내 연구개발(R&D) 투자, 청년 채용, 노동자 복지 향상 등에 사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 바 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특별세를 언급하며 "의도는 좋지만 방법론적으로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영화산업발전을 위한 영화진흥기금을 예로 들며 "기금은 영화사가 아닌 소비자가 내는 것인데, 영화 '왕과사는남자'가 대박을 쳤다고 해서 영화사에 세금을 내라고 하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생태계 발전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는 기업이 제일 잘 안다"며 "기업의 의지를 모아서 투자를 하도록 만드는 방법이 특별세보다는 방법론적으로 우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윤종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은 "기존 세법 체계 밖에서 변칙적인 목적세를 도입하는 것은 경영 환경의 예측 가능성을 무너뜨려 국내외 기업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킬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나 기업 외부 관계자가 인프라 구축, 현금보조금 지급 등을 이유로 기업의 초과이익에 대한 분배를 요구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반도체는 공공재가 아니고, 용수·전기 등 공공재인 인프라 사용에 대해서는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며 "이것을 가지고 추가적인 배분을 요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학계와 산업·경제계 참석자들은 기업의 초과이익을 재투자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반면, 노동계는 이익 공유에 초점을 맞춰 입장 차를 보이기도 했다.
전윤종 원장은 "기업 이익은 위험을 감수하고 글로벌 혁신에 도전한 결과"라며 "핵심 기술과 사업 구조 고도화를 위한 생산적 재투자가 우리 사업의 유일한 활로"라고 강조했다.
이준 산업연구원 전략산업연구센터장은 "그간 천문학적인 규모의 이익을 계속 투자로 환원했기 때문에 반도체 AI 시대 호황에 올라탄 것"이라며 "이를 계속 이어가려면 투자의 사이클에 계속 올라타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계에선 기업의 이익이 하청·비정규직 노동자 등에게도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겨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청년특별위원장은 "막대한 기업의 이익을 재정 기반으로 하는 기금 조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위한 전방위적 미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진희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산업에서 나오는 재원이 그 산업에서 일하는 하청 노동자들에게까지 쓰여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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