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가격 상승세가 거세지고 있다. 어제 한국부동산원이 내놓은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전국의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매매, 전·월세는 각각 전달 대비 0.33%, 0.38% 상승했다. 하지만 서울의 주택종합 평균 매매가격은 1.03% 올랐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서울의 주택종합 전세 상승률과 아파트 전세 상승률은 1.08%, 1.37%에 달했다. 전세 상승률은 2011년 9월(1.56%) 이후, 아파트 전세 상승률은 2013년 10월(1.57%) 이후 최고치다. 규제지역 확대·대출 조임 등 수요 억제에만 치중된 부동산 정책이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국토교통부가 14일 개최한 대국민 토론회에서는 규제 완화와 공급확대 요구가 봇물 터지듯 나왔다. “착공 과정에서 병목현상을 빚고 있다”, “재건축 분담금 증가로 사업 자체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성토가 쏟아졌다.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 재검토와 이주비 대출 규제 해제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부 관계자, 학계·업계·시민사회 전문가, 청년·신혼부부 등 60명이 참석했다. 의제는 비아파트 공급 회복과 재개발·재건축, 도심 공공택지, 공공분양·임대 비율, 도시·건축 규제였다. 공급확대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토론자나 발제자 명단 어디에도 지자체 관계자는 전무했다. 정부 입장이 나온 것도 없다. 이런 걸 토론회라고 할 수 있나.
앞서 국무회의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한성숙 국무총리로부터 발언권조차 제지됐다. 오 시장의 발언 신청에 한 총리는 부처별 토론회를 핑계로 “그쪽으로 넘겨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는 물론 국무회의에도 국토부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관계 부처가 주택공급 규제 완화와 종부세·양도세 개편 등 부동산 7대 쟁점을 보고했다. 서울 주택공급의 키를 쥔 서울시장의 의견을 막으며 집값을 잡겠다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이다. 심지어 여당 내에서는 광역자치단체장의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국토부장관에게도 주는 법 개정까지 논의 중이다.
이 대통령은 초고가 1주택 보유세 부과 기준을 놓고 생중계 중인 유튜브에 의견을 물었다. 보유세 인상을 위한 ‘구색 맞추기’ 국무회의라는 비판이 나올 법하다. 김용범 정책실장의 ‘닥치고 공급’이 성공하려면 재개발, 재건축 등 인허가 권한이 있는 서울시의 협조가 절실하다. 듣고 싶은 말만 듣겠다는 국무회의나 ‘답정너’ 토론회는 요식행위일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