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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과 ‘투자 딜’ 트럼프… ‘호르무즈 통행료’ 하루 만에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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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 반발에 또 ‘타코’

美행정부에서도 “무리수” 비판
“중동 지도자들과 생산적 대화”
금액 안 밝혀… 철회 명분 추정도

美, 암호화폐 동결… 이란 제재 확대
이란, 해협 오가는 ‘셔틀선’ 위협
휴전 전 극한대치 국면으로 회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을 오가는 민간 선박들로부터 통행료를 징수하겠다는 구상을 하루 만에 철회했다. 중동 동맹국은 물론 행정부 내에서도 반발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소동이 중동 동맹국들과의 신뢰 균열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중동 지도자들과의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바탕으로, 나는 미국의 20% 보상 수수료를 다양한 중동 국가들이 미국과 체결할 무역 및 투자 협정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20% 통행료 부과 구상이 이제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연합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국이나 금액 등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아 대미 투자 약속이 철회를 위한 명분이었을 뿐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민간 선박의 안전 통항을 미군이 보장하는 대가로 선박에 선적된 화물 가치의 20%를 통행료 명목으로 받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이는 국제해협 자유 통항 보장이라는 미국의 공식 입장과 배치되는 데다 이란이 부과하겠다는 통행료보다 액수가 커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해당 구상에 인근 중동 국가들의 상당한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CNN방송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 미국의 중동지역 동맹국 정상급 인사들이 계획 철회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존 칼라브리즈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의 항행 자유를 국제적 원칙이 아니라 대가를 받아야 하는 서비스로 취급했다”면서 이번 소동이 미국과 걸프국 간 관계 균열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수수료 징수 구상은 트럼프 행정부 내 참모진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행료 부과 시도는 철회됐지만 호르무즈해협 상황은 여전히 악화일로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수차례에 걸친 무력충돌과 날 선 설전 영향 속 사실상 휴전 이전 극한대립 수준으로 돌아간 상태다.

 

미 중부사령부는 14일 밤 7시간 동안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인근 군사시설을 중심으로 공습한 데 이어, 15일 오전에는 남부 대툰브섬 미사일시설 등을 타격했다. 또한 해협 역봉쇄도 재개하면서 “미 해군 전함 20척 이상과 군용기 수백대가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미군 목표물 타격하는 이란 미사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14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의 한 장면. 이란 미사일이 바레인 또는 쿠웨이트의 미군 목표물을 타격하는 것을 지켜보며 한 남성이 양팔을 번쩍 들고 있다. 세파뉴스 제공, AFP연합뉴스
미군 목표물 타격하는 이란 미사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14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의 한 장면. 이란 미사일이 바레인 또는 쿠웨이트의 미군 목표물을 타격하는 것을 지켜보며 한 남성이 양팔을 번쩍 들고 있다. 세파뉴스 제공, AFP연합뉴스

미국은 대이란 경제 제재도 확대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이란의 해운 거물 모하마드 호세인 샴카니와 연계된 개인·기관·선박 50여개를 추가로 제재했다. 샴카니는 이란 최고위층의 지원 아래 대규모 석유 거래 네트워크를 운영해 온 인물이다. OFAC 제재 대상으로 지정되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 및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전면 금지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1억3000만달러(약 1937억원) 이상의 암호화폐도 동결했다.

 

이란은 미 해군의 호위를 받으며 호르무즈해협을 지나 원유를 실어 나르는 이른바 ‘셔틀선’을 겨냥하며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3일 피격돼 선원 사망이 발생한 유조선 몸바사B호가 한국 장금상선(영문명 시노코) 선단 소속의 셔틀선이었다고 전했다. 또 이란은 미국의 해상봉쇄를 피해 원유 수출을 이어가기 위해 ‘그림자 선단’도 구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