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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주거 사다리냐 집값 자극이냐... 주택금융 토론회서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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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두고 서울시·시민단체 팽팽한 대립...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제안도 나와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주택금융 규제 완화 기조를 둘러싸고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팽팽한 찬반 양론이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주거 사다리 복원과 원활한 주택 공급을 위해 대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규제 완화가 오히려 집값을 자극하고 특정 지역에만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은 관측이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의견 경청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계 전문가, 금융·주택·건설업계 관계자, 일반 국민 등 70명쯤이 참석해 주택금융 관련 현안을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 서울시 “이주비 대출 규제로 공급 차질” vs 시민단체 “특정 지역 특혜”

 

첫 번째 쟁점인 재개발·재건축 이주비 대출 규제를 놓고 서울시와 시민단체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서울시 측은 현행 이주비 대출 규제가 정비사업 추진을 가로막아 주택 공급에 차질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두진 서울시 부동산금융분석팀장은 “서울시가 올해 이주 예정지를 조사한 결과 이주비 대출 문제로 이주가 원활하지 않은 문제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형 건설사가 추가 이주비를 지원하는 강남과 달리, 사업성이 떨어지는 소규모 지역은 건설사의 투자가 위축돼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다.

 

반면 시민단체 측은 이주비 규제 완화가 특정 지역에만 혜택을 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재개발·재건축 조합원들이 현재 6억원 수준인 이주비 한도를 더 늘려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이 문제가 정부의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 원칙을 깰 만큼 시급한 사안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규제 완화 시 고가 주택이 밀집한 서울 일부 지역에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재정경제부, 국가데이터처, 금융위원회, 기획예산처 업무보고에서 국민참여단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재정경제부, 국가데이터처, 금융위원회, 기획예산처 업무보고에서 국민참여단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청년 실수요자 지원 공감하지만... “대출 규제 완화는 집값 상승 촉발” 우려

 

청년층과 무주택자를 위한 금융 지원을 두고도 방법론에서 큰 시각 차이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청년층의 자산 격차 확대를 막기 위해 금융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대열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책본부장은 “정부 지원이 없을 경우 청년층 내부에서 부모의 자산 정도에 따라 주택 구입 가능 여부가 갈려 격차가 벌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관계자 역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12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 기준이 너무 낮아 20·30세대가 불평등함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학계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대출 한도 확대가 오히려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를 풀면 청년이 사야 할 집값만 올리고 이득은 매도자와 개발업자가 챙기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청년층 주거 안정은 대출 완화가 아닌 청년특별공급이나 공공임대 확대 등 공급·재정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서영수 SK증권 상무 또한 전세대출 규제 완화는 수요를 자극해 서울 등 특정 지역의 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강남 지역 주택을 매입하는 청년층 상당수가 부모의 자금을 지원받는 현실을 고려할 때, 선별적인 차등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또 다른 집값 폭등을 부를 수 있다는 진단이다.

 

◆ “과도한 대출엔 부담금 부과”... 실질금리 인상 효과 내는 정책 제안도

 

이날 토론회에서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도입이 제안돼 눈길을 끌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출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이들에게 관리 비용 성격의 부담금을 부과해 실질금리를 올리는 효과를 내자고 주장했다. 이 제안에 따르면 15억원 상당의 주택을 살 때 6억원의 담보 대출을 받을 경우, 연 2%의 부담금률이 가산돼 약 1200만원의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구조로 설계된다. 다만 저가 주택이나 담보 대출이 없는 주택은 부과 대상에서 제외해 서민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 고려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금융위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향후 가계부채 관리와 서민·실수요자 지원 대책에 반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