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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소녀 계정 만들었더니…유튜브가 추천한 건 ‘거식증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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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연구기관 “추천 영상 10개 중 1개 ‘극단적 다이어트 콘텐츠’”
‘온라인 안전법’ 시행 1년 지났지만 청소년 보호는 ‘아직 부족’

유튜브가 영국 정부의 온라인 안전법 시행 이후에도 10대 이용자에게 거식증과 극단적 다이어트를 부추기는 영상을 계속 추천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튜브가 유해 콘텐츠 제한 규정 도입 이후에도 여전히 10대 이용자에게 섭식장애 관련 영상을 추천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유튜브가 유해 콘텐츠 제한 규정 도입 이후에도 여전히 10대 이용자에게 섭식장애 관련 영상을 추천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추천 알고리즘이 여전히 취약한 청소년을 위험한 콘텐츠로 이끌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플랫폼의 안전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비영리단체 디지털혐오대응센터(CCDH)가 10대 소녀로 설정한 가상 계정을 이용해 실험한 결과, 추천 영상 10개 중 1개가 섭식장애를 조장할 수 있는 콘텐츠로 나타났다.

 

CCDH는 13세 영국 소녀로 설정한 가상 계정으로 다이어트와 신체 이미지 관련 영상 10개를 시청한 뒤, 유튜브가 추천한 다음 영상 100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추천 영상 10개 중 1개가 유해한 섭식장애 콘텐츠로 분류됐다. 

 

CCDH가 2024년 같은 방식으로 조사했을 당시 추천 영상 4개 중 1개가 유해 콘텐츠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은 개선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10대 이용자로 설정한 계정으로 실험을 반복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다만 CCDH는 유해 콘텐츠 노출 비중이 줄었더라도 청소년 보호 측면에서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CCDH에 따르면 추천 영상에는 극단적으로 마른 몸을 이상화하는 이른바 ‘씬스포(thinspo)’ 영상과 하루 섭취량을 170㎉로 제한하라고 권하는 콘텐츠 등이 포함됐다. 일부 영상은 잠재의식을 통해 극도로 마른 몸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는 문서로 연결되기도 했다.

 

그러나 유해한 섭식장애 영상 가운데 전문 지원기관을 안내하는 ‘위기지원 패널’이 표시된 영상은 하나도 없었다. 해당 패널은 자살이나 자해, 섭식장애 등 민감한 주제를 다룬 영상 아래에 표시되는 안내 창이다.

 

알렉산드라 존슨 CCDH 선임연구원은 “규제가 실제로 효과를 낸다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희망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유해 영상이 하나라도 너무 많다. 특히 취약한 이용자에게는 알고리즘의 작은 유도만으로도 매우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며 “이런 콘텐츠가 단 하나도 노출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영국에서는 지난해 7월 온라인안전법의 핵심 조항이 시행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은 자살과 자해, 섭식장애를 조장하는 콘텐츠로부터 18세 미만 이용자를 보호하고 추천 알고리즘이 청소년에게 미칠 위험을 줄여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은 업체에는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섭식장애를 조장하거나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하는 콘텐츠를 금지하고 있다”며 “CCDH 보고서에 등장한 영상들은 커뮤니티 지침 위반으로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대변인은 “시청자의 웰빙이 최우선 과제”라며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대응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등 관련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틱톡·유튜브·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뼈말라’ 문화가 확산하면서 국내에서도 청소년의 왜곡된 신체 이미지와 섭식장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추천 알고리즘이 이용자의 취약성을 증폭시키지 않도록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