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6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6200억원이 넘는 과징금 처분을 받은 쿠팡을 겨냥해 “‘나만 표적으로 해서 이런 거 아니야’ 이런 주장을 하는 기업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쿠팡 측이 제기한 ‘미국 기업 차별이자 표적 제재’라는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 발언이 나온 뒤 쿠팡은 최근 제기된 의혹을 거듭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차 업무보고에서 개인정보보회위원회를 향해 “최근 저희가 정한 방침대로 개인정보 유출이나 악용에 대해 제재금을 대폭 올려 개인정보 보호 비용을 훨씬 초과하게 만들어야 실제로 개인정보 보호 활동을 할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대한민국 정부의 방침이 제재를 강화한다는 것”이라며 “거기에는 어떤 기업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법과 방침에 따라 한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정한 방침대로 개인정보유출이나 악용에 대해서 제재 금액을 대폭 올려서 개인정보보호 비용을 훨씬 초과하게 만들어야 (기업들이) 실제로 개인정보보호 활동을 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대통령 말씀대로 개인정보보호위는 법 위반 행위에 집중해서 어느 국가나 어느 기업이나 어느 기관이나 상관없이 엄정하고 공정하게 처분을 내리고 있다”며 “오히려 성실하게 신고한 기업은 과징금 감형 혜택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개인정보보호위는 지난달 10일 고객 3750만명 개인정보유출 등의 책임을 물어 쿠팡에 역대 최대 규모인 6246억8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자 미국 하원 법사위는 지난달 1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쿠팡을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반경쟁적 입법을 추진한다는 취지의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쿠팡은 미국 하원과 백악관에 전방위적인 로비를 벌이고 있다. 미 상원이 로비공개법에 따라 15일(현지시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쿠팡은 올 2분기에 로비회사 ‘밸러드 파트너스’에 25만달러(3억7000만원)를 지급했다.
쿠팡은 이날 재차 입장문을 내고 “미국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로비 활동은 미국 헌법에 보장된 합법적인 활동이며, 미국 사회에서 책임감 있는 시민의 권리”라며 “전 세계적으로 1만5000개 이상의 기업과 단체, 주요 다국적 기업들이 미국에서 합법적인 로비 활동에 참여하고 있음에도 마치 쿠팡만 로비 활동을 하는 것처럼 묘사되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쿠팡은 미국의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OpenSecrets) 자료를 인용하며 지난해 미국 정부와 의회 등을 대상으로 로비 활동을 한 기관은 1만5768곳에 달하며 이 가운데에는 미국 기업뿐 아니라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포함됐다고 반박했다.
로비 규모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올해 1분기 로비 규모는 미국 주요 자동차 기업이나 대형 테크기업의 최대 10분의 1 수준이며, 한국 주요 대기업보다도 작은 수준”이라며 “미국 로비활동공개법에 따라 외부 로비업체 비용을 포함한 지출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의 지출 보고서에는 외부 로비업체의 수입 규모가 포함돼 있기에 별도로 공시하는 수입 공시내역을 쿠팡의 지출 규모와 합치는 것은 중복 합산에 해당돼 잘못됐다”고도 주장했다.
쿠팡은 로비 활동의 목적도 글로벌 사업 확대와 무역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쿠팡은 “한국에 6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9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미국 정부에 제출한 공식 서류에서도 미국 중소기업과 농업 생산자의 판로 확대, 미국 수출 진흥, 북미·아시아·유럽 간 무역 및 투자 확대, 한미 경제협력 강화 등 로비 활동 주제를 명확히 공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안에 대한 오해나 암시는 허위이며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