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블록버스터 경쟁의 무대는 특별관이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29일 개봉, 데스틴 크리튼 감독, 이하 ‘스파이더맨 4’)는 스크린 좌우 벽면과 천장까지 확장한 4면 SCREENX 상영을 할리우드 영화 최초로 선보인다. ‘오디세이’(8월 5일 개봉,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는 영화 사상 처음으로 전편을 IMAX 70㎜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다. 두 작품 모두 ‘극장 경험’을 차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기술이 향하는 방향은 다르다.
◆‘스파이더맨 4’, 4면 SCREENX 도전
‘스파이더맨 4‘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이후 모두에게 잊힌 ‘피터 파커’(톰 홀랜드)가 자신의 정체를 아는 의문의 적과 맞서며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는 과정을 그린 블록버스터다.
이 작품은 할리우드 영화 중 처음으로 스크린 양옆 벽면과 천장까지 활용하는 4면 SCREENX 상영을 선보인다. 제작 초기부터 SCREENX 상영을 전제로 기획돼, 후반 작업으로 화면을 확장한 것이 아니라 촬영 때부터 특별관 상영을 고려해 장면을 설계했다.
약 90분 분량은 스크린 양옆 벽면을 활용한 3면 SCREENX로 구현되며, 스파이더맨이 뉴욕 빌딩 숲 사이를 활공하거나 고공에서 낙하하는 주요 액션 장면은 4면으로 상영된다. SCREENX와 4DX를 개발한 CJ 4DPLEX가 제작 단계부터 관여한 결과다. 한국 기업의 특별관 기술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제작 과정에 적용된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오디세이’, 전편 IMAX 70㎜ 필름 촬영
‘오디세이’는 영화 사상 처음으로 전편을 아이맥스 70㎜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장편 영화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다크 나이트’(2008)를 시작으로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오펜하이머’까지 아이맥스 촬영을 꾸준히 시도했으며, 마침내 이번 작품에서 전편 아이맥스 필름 촬영을 완성했다. 놀란 감독의 오랜 파트너인 호이트 반 호이테마 촬영감독이 함께했다.
‘오디세이’가 택한 아이맥스 1570 포맷(70㎜ 필름, 한 프레임에 15개의 퍼포레이션) 카메라는 큰 필름 면적만큼 장비 운용이 까다롭다. 카메라는 무겁고 소음이 크며 필름을 자주 교체해야 한다. ‘오디세이’ 촬영 당시에는 약 180㎏에 달하는 카메라를 사용했고, 약 3분마다 필름을 교체해야 했다.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림프(blimp)’라는 방음 장치도 새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놀란 감독이 의도한 화면을 가장 충실하게 구현하는 방식은 아이맥스 70㎜ 필름 상영이다. 현존하는 상영 포맷 중 가장 크고 해상도가 높으며, 1.43:1 확장 화면비로 일반적인 디지털 아이맥스보다 더 많은 세로 정보를 담아내는 방식이다.
문제는 접근성이다. 아이맥스에 따르면 현재 아이맥스 70㎜ 필름 상영이 가능한 극장은 전 세계 41곳뿐이다. 미국 25곳, 캐나다 9곳, 영국 3곳, 호주·벨기에·체코·프랑스 각 1곳이며 아시아에는 한 곳도 없다.
국내 관객에게 현실적 선택지는 디지털 아이맥스다. ‘용아맥’(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을 비롯한 아이맥스 상영관은 대형 스크린과 확장 화면비를 통해 놀란 감독이 설계한 거대한 경험을 최대한 다가갈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돌비 시네마 역시 명암비와 색 재현력을 앞세워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할 전망이다. 올여름 극장은 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을 넘어, 영화를 구현하는 기술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