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흑해로 통하는 러시아 남부의 핵심 물류·곡물 수출 관문인 아조우해에 대한 드론 공세를 강화하면서 러시아의 물류망이 마비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거세지면서 아조우해의 주요 거점인 돈-아조우운하와 케르치해협을 폐쇄했다. 돈-아조우운하는 아조우해와 러시아 내륙 수로를 연결하며, 케르치해협은 흑해와 아조우해를 잇는 유일한 해상 통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003년 조약을 통해 아조우해를 두 나라 국경선으로 나눠 관리했는데, 2014년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강제로 병합하면서 케르치해협을 사실상 통제하게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후 아조우해를 ‘러시아의 내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아조우해는 그간 우크라이나의 공격 범위에서 벗어나 있어, 러시아의 전초 기지 역할과 더불어 흑해로 향하는 수출길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가 드론 공격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CNN은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밀·해바라기유 등 농산물을 운반하는 선박까지 공격 대상에 포함하면서 러시아 수출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 세계 밀 수출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며, 이 중 4분의 1이 아조우해를 통해 운송된다. 이에 유럽 밀 가격이 최근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제 농산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이날 위성 사진 등에는 아조우해를 통과하려는 러시아 선박의 긴 행렬이 포착됐다. 전날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부대 사령관 로베르트 브로브디는 최근 9일간 아조우해에서 러시아 선박 116척을 격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싱크탱크 미국전쟁연구소(ISW)는 우크라이나의 아조우해 공격에 대해 “크름반도를 러시아 물류망에서 고립시키고, 러시아의 해상 수송로를 차단하려는 시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과 드론 공동 생산 협정을 체결하며 방위산업 고도화에 나섰다. 이는 그간 개별 국가와 맺어온 방위산업 협정을 EU 차원으로 확장한 것이다. 이날 키이우에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EU의 900억유로(약 153조원) 대출금 중 드론·미사일과 전투기 조달에 100억유로를 사용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드론 지원에는 10억유로가 집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