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으로 불거진 경찰의 부실 수사와 유착 의혹에 공식 사과했다. 순환인사제 전면 도입과 국가수사본부장 직속 내부비리수사대 신설 등을 담은 경찰 내부 비리 근절·민주적 통제 강화 방안도 내놨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피해자 유가족분들께 깊은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국민 여러분께도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장윤기 사건 수사팀장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됐고 당시 수사팀의 고의적인 짬짜미, 봐주기 수사 정황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며 “부실·암장수사로 무너져내린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경찰 내부 비리를 척결하고 수사 시스템을 철저히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먼저 경찰관의 연고지 유착을 차단하기 위해 순환인사제를 전면 도입한다. 구체적인 전보 주기와 적용 대상은 경찰청 내 ‘수사 신뢰 제고를 위한 쇄신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할 방침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질의응답에서 “현재 총경 이상은 1년, 경정급은 1∼2년, 경감급은 4∼5년 주기로 전보 인사가 이뤄진다”며 “기존보다 강화된 순환인사제를 TF에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건 관계인이 수사관서 소속 경찰관의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이면 관서장과 시도경찰청 지휘부에 즉시 보고하도록 의무화하는 상피제를 도입한다. 시도경찰청은 사건을 직접 수사·지휘하거나 다른 관서로 이송한다.
또 국수본 직속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해 전국 경찰관서의 수사 비위와 부패행위를 엄단한다. 수사 감찰은 국수본 내부 부서가 아닌 경찰청 인권감사관이 총괄하게 하고 시도경찰청 감찰 부서장은 해당 지역 출신을 원칙적으로 배제한다.
국가경찰위원회에 경찰 수사를 독립적으로 감시·통제하는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설치한다. 조사기구는 전문성을 갖춘 민간인을 중심으로 100명 안팎 규모로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의제기 사건을 심의하는 경찰수사심의위원회의 설치 근거는 법률에 명시한다. 위원회는 다양한 분야의 시민과 민간 전문가로 구성하며 사회적 약자 사건 전담 소위원회도 신설한다.
공소청 검사에겐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아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수사팀이나 수사관서 변경을 요청할 권한을 부여한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중요 사건엔 공소청 검사의 합동협력수사 요청이 있으면 경찰이 즉시 응하도록 한다.
윤 장관은 “정에 흔들리는 경찰이 아니라 정의에 목숨 거는 경찰로 쇄신해 국민 눈높이에서 경찰 수사에 대한 신뢰와 공정성을 근본에서부터 다시 쌓아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