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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난 괴물’…권진아, 거식증·폭식증 상처 담은 록 앨범 도전

데뷔 10년 만의 첫 록앨범, 자기혐오 역사 풀어내
권진아, “평범한 만 28세 여성으로서 위로 전하고 싶어”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NOL 씨어터 합정 동양생명홀에서 열린 ‘SAVE ME(세이브 미)’ 발매기념 언론 쇼케이스에서 신곡 무대를 선보이는 싱어송라이터 권진아. 연합뉴스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NOL 씨어터 합정 동양생명홀에서 열린 ‘SAVE ME(세이브 미)’ 발매기념 언론 쇼케이스에서 신곡 무대를 선보이는 싱어송라이터 권진아. 연합뉴스

 

감성 발라드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온 싱어송라이터 권진아가 이번에는 록 사운드를 통해 자신의 내밀한 상처를 꺼내 보였다. 특히 비슷한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며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 15일 권진아가 세 번째 미니앨범 ‘세이브 미(SAVE ME)’를 발매했다. 특히 데뷔 10주년을 맞아 전곡을 록 사운드로 채운 첫 앨범을 공개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처음으로 록 장르의 앨범을 들고나온 이유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전까지 사람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서정적인 음악을 선보였다면 이번에는 자신의 깊은 내면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거친 일렉기타 사운드를 선택했다. 

 

그렇게 완성된 이번 앨범에는 자기혐오와 고통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타인과의 연대를 통해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아냈다. 이날 서울 마포구에서 진행된 언론 쇼케이스에서 권진아는 “나의 유구한 자기혐오의 역사에서 깊은 이야기를 꺼내게 됐다”며 “나도 평범한 만 28세 여성인 만큼 비슷한 고민을 알고 살아가는 분들에게 ‘여기 당신과 같은 사람이 있다’고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권진아가 용기 있게 고백한 자기혐오의 실체 중 하나는 ‘식이장애’다. 권진아는 2014년 종영한 SBS ‘K팝스타 시즌3’에서 톱3를 차지하며 단숨에 주목받았다. 만 16세라는 어린 나이에 대중 앞에 서게 된 그는 줄곧 자신만의 외로운 싸움을 이어왔다. 

 

권진아는 “어린 나이에 데뷔하면서 내 얼굴과 몸매, 목소리까지 모두 싫어했다”며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다이어트라고 생각했고 결국 오랜 시간 체형 강박에 시달리며 거식증과 폭식증을 앓았다”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2021년 권진아가 인스타그램에서 식이장애로 거식증과 폭식증을 앓아왔다고 고백한 사진. 권진아 인스타그램 계정 ‘kwonhodoo’ 캡처
2021년 권진아가 인스타그램에서 식이장애로 거식증과 폭식증을 앓아왔다고 고백한 사진. 권진아 인스타그램 계정 ‘kwonhodoo’ 캡처

 

실제로 그는 지난 2021년 인스타그램을 통해 “18살 무렵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4년간 거식증과 폭식증을 앓았다”며 “목소리를 잃는 것보다 뱃속에 있는 음식물이 무서워 잠 못 들던 밤들이 있었다”고 과거를 고백한 바 있다. 

 

이러한 자전적 서사는 타이틀곡 ‘몬스터(MONSTER)’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곡의 도입부인 ‘매일 아침 그랬지. 거울 속의 난 사랑받지 못할 괴물인 줄 알았어’라는 가사는 식이장애로 신음하던 그의 아픈 과거를 여과 없이 투영한다.

새로 나온 타이틀곡 ‘몬스터(MONSTER)’의 뮤직비디오에서 식이장애를 앓는 권진아의 모습을 표현한 장면. 유튜브 채널 ‘권진아 KwonJinAh’ 캡처
새로 나온 타이틀곡 ‘몬스터(MONSTER)’의 뮤직비디오에서 식이장애를 앓는 권진아의 모습을 표현한 장면. 유튜브 채널 ‘권진아 KwonJinAh’ 캡처

 

후렴과 곡의 후반부에 있는 ‘버텨내’, ‘살아내’, ‘외로운 영혼들이여 이겨낼 때까지 나를 따라 모두 다 노래해’라는 외침은 상처와 자기혐오의 끝에서 건네는 권진아식 위로이자 구원의 연대를 나타낸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을 갉아먹던 ‘지독했던 트라우마’라는 가사 속 문구는 마침내 ‘자랑스러운 트라우마’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권진아는 “자기혐오는 여전히 친구이자 계속 따라다니는 숙제 같다”면서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1’로서 내가 제일 잘하는 음악으로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면 기꺼이 하고 싶다”며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