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들이 여름철 대형 할인 행사를 앞세워 거래액을 끌어올리고 있다. 겨울이나 환절기보다 객단가가 낮아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혔던 여름에도 할인과 라이브 방송, 빠른 배송을 결합해 소비자를 플랫폼 안에 붙잡는 전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7일까지 진행한 ‘썸머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페이지 접속 횟수가 1420만회를 기록했다.
행사 종료를 앞둔 마지막 1분 동안에는 상품 8000개가 판매됐다. 행사 전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주문 수는 15% 증가했다. 쇼핑몰 카테고리 거래액은 36%, 라이프 카테고리는 34% 늘었다.
라이브 방송에서는 특정 브랜드로 주문이 몰렸다. 패션 브랜드 제니오의 방송 당일 거래액은 직전 주 하루 평균보다 113배 이상 뛰었고, 라이크유는 23배 이상 증가했다.
행사와 함께 선보인 익일 배송 서비스 ‘도착보장’도 초반 이용량을 늘렸다. 행사 종료일 도착보장 거래액은 서비스 출시 첫날보다 65% 증가했다.
무신사도 앞서 대형 여름 할인 행사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무신사는 지난달 14일 오후 7시부터 24일 자정까지 약 11일간 진행한 ‘2026 무신사 무진장 여름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온·오프라인 합산 판매액 283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온라인 스토어 판매액은 2658억원을 넘어섰다. 행사 기간 시간당 약 10억원, 분당 약 1680만원어치가 온라인에서 판매된 셈이다.
온라인 누적 판매량은 775만개에 육박했다. 분당 약 489개가 팔린 규모다. 올해는 온라인 행사에 더해 성수·서울숲 일대와 전국 오프라인 매장으로 행사 범위를 넓혔다. 행사 기간 무신사와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은 약 220만명으로 집계됐다.
무신사는 여름철 매출 비수기를 앞두고 입점 브랜드의 재고 소진과 매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매년 상반기 대형 할인 행사를 열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제조·유통 일괄형 의류인 SPA 브랜드가 강세를 보였다.
지그재그의 지난달 SPA 브랜드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증가했다. 브랜드별로는 미쏘가 113% 늘며 지그재그 입점 이후 월간 최대 거래액을 기록했다. 에잇세컨즈는 64%, 스파오는 47% 증가했다.
지난달 15일부터 29일까지 열린 ‘2026 여름 직잭팟’ 기간만 놓고 보면 증가 폭은 더 컸다. 전년 동일 행사 기간과 비교해 미쏘 거래액은 170%, 에잇세컨즈는 138%, 스파오는 86% 늘었다.
라이브 방송도 매출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미쏘는 방송 당일 거래액이 직전 주 같은 요일보다 415% 증가했고, 스파오는 87% 늘었다.
빠른 배송 이용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지그재그의 ‘직진배송’을 통한 미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 로엠은 23% 증가했다.
패션 플랫폼의 여름 행사는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할인전에서 벗어나고 있다. 한정 쿠폰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은 뒤 라이브 방송으로 구매를 유도하고, 빠른 배송으로 이탈을 막는 방식이다.
특히 여름 의류는 유행과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 데다 구매 직후 착용하려는 수요가 많아 배송 속도가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상품을 빨리 받은 소비자가 구매를 확정하고 리뷰를 남기면, 새로 쌓인 리뷰가 다른 소비자의 구매를 다시 끌어내는 구조도 형성된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은 겨울보다 상품 한 개당 판매 가격이 낮고 날씨 변화에 따라 수요가 빠르게 움직이는 시기”라며 “대규모 할인으로 방문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라이브 방송과 빠른 배송을 결합해 구매 전환율을 높이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