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로 사진관은 세계일보 사진부 기자들이 만드는 코너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눈으로도 보고 귀로도 듣습니다. 간혹 온몸으로 느끼기도 합니다. 사진기자들은 매일매일 카메라로 세상을 봅니다. 취재현장 모든 걸 다 담을 순 없지만 의미 있는 걸 담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조금은 사심이 담긴 시선으로 셔터를 누릅니다. 다양한 시선의 사진들을 엮어 사진관을 꾸미겠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 도심 곳곳이 매미의 계절을 맞았다.
공원과 아파트 단지, 가로수 주변에서는 땅속에서 수년을 보낸 매미 유충이 나무를 타고 올라와 허물을 벗은 흔적이 쉽게 눈에 띈다. 나무에 남겨진 빈 허물과 그 위에 자리 잡은 매미는 한여름이 무르익었음을 알리는 자연의 풍경이다.
유충은 마지막 힘을 다해 나무를 오른 뒤 등을 갈라 성충으로 탈피하고, 빈 허물만 나무에 남긴 채 날아간다. 이어 성충이 된 매미는 같은 나무에 머물며 짝을 찾기 위해 힘찬 울음소리로 여름을 알린다.
매미는 대부분 3~7년 동안 땅속에서 유충으로 생활하며 나무뿌리의 수액을 먹고 자란다. 이후 여름철 밤이나 새벽 지상으로 올라와 탈피를 마친 뒤 성충이 된다. 성충으로 살아가는 기간은 약 2~4주에 불과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번식을 마치고 생을 마감한다.
도심에서 울려 퍼지는 매미 소리는 때로는 소음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자연의 순환을 알리는 여름의 대표적인 풍경이기도 하다. 나무에 남겨진 탈피 껍질은 오랜 시간을 땅속에서 견뎌낸 생명의 흔적이며, 짧지만 치열한 여름을 시작한 매미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 나무에 남겨진 작은 허물 하나와 힘차게 울어대는 매미는 계절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전하는 자연의 기록이자, 잠시 스쳐 지나가는 여름의 생명력을 상징하는 존재로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