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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만에 7조원 유입된 ‘삼전닉스’ 레버리지 과열, 보완책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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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2조원까지 불어난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을 4∼5조원으로 축소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부랴부랴 긴급 대책을 내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상품 관련 시장 과열과 투자자 대규모 손실 등이 이어지며 논란이 일자 보완책을 전격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예탁금 수준을 올리고 사전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 실효성, 땜질식 손질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동시에 정부가 위험을 알면서도 방치해 증시를 투전판으로 만들었다는 책임론과 투자 손실은 개인 책임이므로 정부 책임으로 돌리거나 구제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이 공존한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463.81포인트(6.37%) 하락한 6820.60에 마감한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463.81포인트(6.37%) 하락한 6820.60에 마감한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상품 도입 위한 법 개정부터 부작용 발생, 보완책 내놓기까지의 6개월 

 

1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16종에는 지난 한 달간 7조3364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본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각각 24.33%, 19.49%씩 하락했는데도 단일종목 레버리지에는 계속 돈이 몰리면서다.

 

이른바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사태의 타임라인 시작점은 올해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월30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을 준비하며 관련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 예고됐다. 약 3개월 뒤인 4월말 국무회의에서 개정안이 의결되고 시행령이 공포 및 시행됐다.

 

5월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2배) 및 인버스(-2배) ETF·ETN 상품이 국내 증시에 최초 상장됐다. 초기 투자 요건은 기본 예탁금 1000만원 및 사전교육 2시간 이수였다.

 

약 한 달만에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코스피 과열이 겹치며 경고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상품 상장 초기인 6월 초중순부터 개인 투자자 자금이 대규모 유입되며 시장 규모가 급격히 팽창했다. 6월8일과 9일 기초자산 주가가 급등락하는 상황에서 레버리지 효과로 변동성이 크게 증폭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6월18일 단기 매매 과열 우려에 금융감독원은 해당 상품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는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단일 레버리지 상품의 관심과 인기도만 재확인하는 셈이 됐다. 특히 주식 시장에 새로 진입하려는 이들로서는 이미 1주당 가격이 비싼 삼전닉스 본주보다 가격 장벽이 낮은 ETF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자금이 더욱 몰렸다고 분석된다.

 

6월22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모가 14조원을 넘어섰고, 개인 비중이 92%에 달한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개인투자자가 하루 종일 매달려야 할 정도의 상품”이라며 “증권신고서를 수리하기 전에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 현장 목소리 청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 현장 목소리 청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규제 너무 약해” vs “부자만 거래하라고?” 엇갈리는 반응

 

이후 한때 1만피를 바라보던 코스피가 6000대까지 급락하는 강한 조정장이 맞물리면서 삼전닉스 레버리지 상품 중 일부는 투자자 전원이 손실 구간에 들어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결국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시장상황점검회의가 열렸다. 금융위·금감원·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7월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방안’을 전격 발표하기에 이른다.

 

고강도 보완책 주요 내용을 보면 신규 상장 및 마케팅 금지를 즉시 시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기본 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대폭 강화(8월 시행)하기로 했다. 소액 단타 매매를 줄이기 위해 매매수량 최소 단위는 1주에서 20주로 확대(11월 시행)하도록 했다. 

 

이에 더해 투자자 사전교육 시간을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리고 평가 기준을 강화했다. 유동성공급자(LP)의 괴리율 관리 의무 기준은 3%에서 2%로 축소해 관리 책임을 대폭 늘렸다.

 

과도한 투기 수요 억제와 증시 변동성 감소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평가되지만, 일각에서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높인 데 대해 “소액 투자자 진입만 막는 ‘부자 우대’”라는 불만이 쏟아졌다. 그러나 반대편에선 “이 정도로 유의미한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며 규제가 여전히 너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정규장에서 삼성전자는 8.77%, SK하이닉스는 11.53% 하락했고, 오후4시 보완책 발표 이후 애프터마켓에서는 각각 9.30%, 12.10%까지 낙폭이 확대됐다. 

 

규제의 직접적인 효과로 레버리지 ETF 시장 규모의 축소는 달성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시장과 업계에서는 이 역시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 우려한다.

 

20주 단위 거래가 소액투자자를 차단하는 동시에 거래량과 유동성을 줄여 ETF 괴리율을 오히려 확대할 수 있고, 국내 상품을 막으면 미국 상장 2배·3배 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 이미 형성된 거대한 ETF 잔액에는 직접적 영향이 없어 과열이 지속되거나 기존 보유자들의 일시 환매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