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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 ‘펑펑’, 세금 혜택 ‘쏠쏠’…골프 대중화 점점 멀어진 이유 [권준영의 머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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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 결제 2조585억원…대중형 골프장 ‘고급화 경쟁’ 가속
대중형 이용료 상승률, 회원제보다 주중 18.2%p·주말 7.9%p 높아
리무진 카트 93곳·15만원 캐디 315곳…이용자 부담은 커졌다

지난해 골프장에서 법인카드로 결제된 금액이 2조원을 넘어섰다. 기업 돈이 몰리면서 골프장은 가격 경쟁 대신 ‘프리미엄 경쟁’을 택했다.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대중형 골프장마저 리무진 카트와 고가 캐디 서비스를 앞세우며, 정작 일반 골퍼에게 돌아가야 할 ‘골프 대중화’의 혜택은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발표한 ‘지난 20년간 골프장 이용료 인상률 분석’에 따르면 2006년부터 올해까지 대중형 골프장의 1인당 이용료 상승률은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이용료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주중 이용료 상승률은 대중형이 회원제보다 18.2%포인트 높았고, 주말도 7.9%포인트 높았다. 그린피만 비교해도 주중은 21.6%포인트, 주말은 8.1%포인트 더 많이 올랐다. 세제 혜택을 받은 대중형 골프장의 이용료가 회원제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뚜렷해졌다.

 

해외 원정 골프가 사실상 중단됐던 2021년 대중형 골프장의 그린피는 전년보다 19.1% 급등했고, 2022년에도 9.1% 추가 인상됐다. 같은 기간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그린피 상승률은 각각 7.5%, 7.4%에 그쳤다.

 

회원제와 대중형 골프장의 가격 차이도 다시 벌어졌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주중 그린피 차액이 2011년 5만1900원에서 2021년 3만2100원으로, 주말은 5만300원에서 3만5900원으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러나 올해 5월 기준 주중 차액은 4만9500원, 주말은 5만7400원으로 다시 확대됐다. 모두 2013년 이후 가장 큰 격차다.

 

연구소는 회원제에서 대중형으로 전환한 골프장들이 이용료를 충분히 낮추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특수를 계기로 가격 경쟁보다 프리미엄 전략에 집중했다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전략은 부가 서비스로도 이어졌다.

 

사진=한국레저산업연구소 제공
사진=한국레저산업연구소 제공

올해 7월 기준 리무진 카트를 운영하는 대중형 골프장은 93개소로 회원제 골프장(59개소)보다 많았다. 리무진 카트는 좌석 확대와 냉·난방 등 편의시설을 갖춘 고급형 카트로, 평균 이용료는 팀당 19만9000원에 달해 일반 전동카트 이용료의 약 두 배 수준이었다. 연구소는 세제 혜택을 받는 대중형 골프장이 이용료 인하보다 고가 서비스를 확대하며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디 운영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팀당 15만원의 캐디피를 받는 골프장은 2021년 4개소에 불과했지만 2023년 238개소로 급증했고, 올해 5월에는 315개소로 늘어나 전체 골프장의 75.7%를 차지했다. 반면 팀당 14만원을 받는 골프장은 2023년 148개소에서 올해 41개소로 줄었다. 노캐디나 선택형 운영은 더디게 확산되는 반면 의무 캐디 체계는 유지되면서 이용자 부담은 커졌다는 지적이다.

 

연구소는 이 같은 프리미엄 전략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법인 수요를 꼽았다.

 

지난해 골프장에서 사용된 법인카드 결제액은 2조585억원으로 전체 골프장 매출의 28.5%를 차지했다. 연구소는 업무 관련성이 인정되는 접대성 골프 비용의 손금 산입 제도가 고가 골프 수요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사진=한국레저산업연구소 제공
사진=한국레저산업연구소 제공

대중형 골프장은 골프 대중화를 위해 각종 세제 혜택을 받는 대신 이용요금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보다 프리미엄 전략이 확산하면서 ‘대중형’이라는 정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대중형 골프장은 세제 혜택을 받는 만큼 가격 안정과 대중성 확보라는 정책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며 “제도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정책 전반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