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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깔려 있는 것이었을 뿐” 통하지 않았다… 구글 ‘7.3조 과징금’ 확정의 본질 [알아야 보이는 법(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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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Commission)는 구글(Google)이 특히 사전 설치(pre-installation) 계약과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라이선스 조건을 통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에서 검색 엔진(구글 서치·Google Search)과 ‘크롬’ 브라우저가 우선적으로 탑재되도록 요구한 행위에 대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2018년판단했었다. 당시 총 43억4286만5000유로의 천문학적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이 가운데 19억2166만6000유로에 대해서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도 연대책임을 부담하도록 결정했다.

 

구글이 이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의 제1심인 EU 일반법원(General Court)은 EU 집행위의 판단 중 ‘단일하고 계속적인 위반행위’라는 법적 평가는 유지했다. 다만 구글이 일부 휴대전화 제조업체(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및 이동통신사업자(MNO)와 맺은 수익배분계약(Revenue Share Agreements)에서 일정한 기기군에 구글 서치를 독점적으로 사전 설치하는 것을 체결 조건으로 삼았다는 부분은 과징금 부과를 취소했다. 이에 따라 과징금을 재산정해 41억2500만유로로 감액했고, 이 중 15억2060만5895유로에 대해 알파벳이 연대책임을 부담하도록 했다.

 

최종심인 EU 사법재판소(CJEU·Court of Justice of the European Union)는 지난 7월2일 구글과 알파벳이 제기한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안드로이드 OS와 관련한 구글 서치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대해 부과된 약 41억유로(약 7조3000억원)의 과징금을 확정했다(Judgment of the Court in Case C-738/22 P Google and Alphabet v Commission).

 

EU 사법재판소는 상고를 기각하면서 사전 설치 조건의 경쟁제한 효과와 관련해 일반법원이 안드로이드 계약상의 사전 설치 조건이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를 평가하는데 오류가 없다고 하고, 일반법원이 수익배분계약을 포함한 전체 경제적 상황(economic context) 을 고려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항상 가상적 경쟁상황 분석(counterfactual analysis)을 실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소는 또한 사전 설치된 앱에 이용자가 계속 사용하는 경향(status quo bias)이 존재하며, 구글과 알파벳은 이용자의 선택이 단지 소비자 선호나 자사 서비스의 우수성 때문이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소는 아울러 경쟁자 배제 효과에 관한 판단에 관해 일반법원은 안드로이드 계약상의 사전 설치 조건에 관한 EU 집행위의 판단을 유지한 데 법률상 오류를 범하지 않았다고 보았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동등하게 효율적인 경쟁자(as-efficient competitors)’를 배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반드시 입증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특히 디지털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 사건의 행위는 경쟁을 제한하고, 시장 진입장벽을 강화할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별도의 동등효율경쟁자 테스트를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시했다.

 

재판소는 더불어 안드로이드 파편화방지계약(AFA·Anti-Fragmentation Agreements)에 관해서도 일반법원은 EU 집행위의 판단을 적법하게 유지했다고 판단했다. 이들 계약은 안드로이드와 호환되지 않는 운영체제 버전(non-compatible Android versions)의 상업적 시장을 제한하고, 구글의 지배적 지위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했다. 이 사건에서는 경쟁제한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었기 때문에 별도의 가상적 경쟁상황 분석은 필요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재판소는 이와 함께 객관적 정당화 및 단일·계속적 위반과 관련해 구글이 AFA에 대해 주장한 객관적 정당성(objective justification)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일부 수익배분계약 부분이 취소되었더라도 나머지 위반행위는 여전히 동일한 반경쟁 전략의 일부를 이루고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단일하고 계속적인 위반행위(single and continuous infringement)라는 판단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았다.

 

재판소는 마지막으로 과징금 산정에 관해 일반법원이 가진 무제한 심사권(unlimited jurisdiction)을 적법하게 행사했다고 인정했다. 또한 일반법원의 판결 이유는 충분했으며, 구글과 알파벳이 주장한 절차적 권리, 특히 방어권(rights of defence)도 적절히 보장되었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도 2021년 12월30일 삼성전자 등 기기 제조사에게 안드로이드 변형 OS(포크 OS) 탑재 기기를 생산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경쟁 OS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고 혁신을 저해한 구글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24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 판단에 따르면 구글은 기기 제조사와 필수적인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 계약과 OS 사전접근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전제 조건으로 AFA를 반드시 맺도록 강제했다.

 

구글은 역시 불복해 소송을 진행했고, 서울고등법원은 2024년 1월24일 구글의 항소를 기각한 바 있다.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이 사건에 이번 EU 사법재판소의 판결이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신동권 법무법인 바른 고문(전 공정거래조정원장) dongkweon.shin@barunl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