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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진의 ‘에스파냐 이야기’] (48회) : 바스크가 빚어낸 푸른 와인 차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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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나라 스페인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수교한 지 올해 73주년을 맞은 유럽의 전통우호국이다. 과거에는 투우와 축구의 나라로만 알려졌으나 최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주요한 유럽 관광지다. 관광뿐 아니라 양국의 경제· 문화 교류도 활발해지는 등 주요한 관심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은진의 ‘에스파냐 이야기’ 연재를 통해 켈트, 로마, 이슬람 등이 융합된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소개한다.

 

 

차콜리 와인 시음회 행사. 필자 제공
차콜리 와인 시음회 행사. 필자 제공

바스크 지역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빌바오 구겐하임 박물관이 있는 곳이다. 바스크어를 쓰는 바스크인 민족이 다수 거주하며, 프랑코 독재 정권 시대에는 바스크 독립운동이 활발했다. 바스크 지역은 대서양의 칸타브리아 해에 접하고 있어 해산물이 풍부한 곳이다. 해산물 못지않게 와인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바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차콜리(Txakolina) 와인이다.

 

차콜리 와인 프로모션 행사에 참석 중인 가인차 차콜리나 와이너리 관계자. 필자 제공
차콜리 와인 프로모션 행사에 참석 중인 가인차 차콜리나 와이너리 관계자. 필자 제공

차콜리 와인은 스페인 정부의 원산지 명칭 보호를 받은 화이트 와인이다. 원산지 명칭 보호를 받는 농수산물은 그 고유의 특징과 품질을 담보할 수 있어서 믿고 찾을 수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주로 토종 품종인 ‘혼다라비 주리’ 포도를 주원료로 한다. 일부 레드와인 품종도 포함되기는 하지만 차콜리 와인이라고 하면 주로 화이트 와인을 지칭한다. 소믈리에들이 꼽는 차콜리 와인의 특성을 살펴보면, 알코올 도수 12.5도 미만의 적당한 도수로,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보다 산미가 높고, 약한 자연 탄산이 함유되어 있어 적당한 청량감을 준다. 향미의 특징은 레몬과 자몽 같은 시트러스와 허브향을 특징으로 한다.

 

차콜리 와인을 생산하는 초민 에차니스 와이너리 사진. txomin etxaniz 와이너리 제공
차콜리 와인을 생산하는 초민 에차니스 와이너리 사진. txomin etxaniz 와이너리 제공

차콜리 와인은 대서양의 영향을 받는 바다 인근 경사면에 있는 포도밭에서 재배된다. 내륙지방이나 험준한 산악에서 재배되는 포도들은 급격한 기온 차이를 가지지만 차콜리 와인은 그 반대이다. 포도가 천천히 숙성되어 자연스러운 산미와 적절한 당도를 띠게 된다. 즉, 차콜리 와인이 재배되는 기후적인 차이 때문에 다른 지역의 와인들과 뚜렷한 맛과 품질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 차콜리 와인이 고유의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는 비결이다.

 

차콜리 와인을 생산하는 오차란 와이너리 사진. Otxaran 와이너리 제공
차콜리 와인을 생산하는 오차란 와이너리 사진. Otxaran 와이너리 제공

차콜리 와인은 기름지거나 짭조름한 해산물, 타파스 요리들과 완벽한 페어링을 자랑한다. 가장 추천하는 바스크 지역 대표 요리는 핀초이다. 바게트 위에 해산물, 고추, 앤초비 등을 올려 꼬치로 고정한 바스크식 타파스라고 할 수 있다. 짭짤한 앤초비나 올리브가 와인의 높은 산도를 부드럽게 감싸준다. 바스크 전통 대구 요리인 바칼라우도 추천한다. 올리브유, 마늘, 대구만을 사용해 끓여낸 바스크 전통 대구탕 비슷한 요리라고 할 수 있다. 신선한 오징어튀김인 깔라마리나 새우튀김도 잘 어울린다고 평가받는다. 바스크 지방을 간다면 꼭 한번 맛보시기를 추천한다.

 

이은진 스페인전문가·문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