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역대 최대 규모인 약 2조7000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폴리펩타이드 그룹을 인수한다.
비만과 당뇨 치료제의 핵심으로 꼽히는 ‘GLP-1’ 계열 의약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항체의약품,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이어 펩타이드 분야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
20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폴리펩타이드 그룹을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대주주 지분인수와 공개매수를 활용해 지분 100% 확보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으며, 연내에 모든 인수 절차를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이 짧게 연결된 물질로 체내 신호 전달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비만 치료제 등이 대표적인 펩타이드 의약품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은 오는 2035년쯤 최대 1500억달러(약 20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처럼 폭발하는 글로벌 펩타이드 의약품 생산 수요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고자 이번 대형 M&A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1996년 글로벌 제약사 페링의 생산사업부에서 분사한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유럽과 미국, 인도 등 5개국에 6개 생산 거점을 보유한 전문기업이다. 1500여명의 숙련된 전문 인력과 1000건 이상의 개발·생산 실적을 갖추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계약으로 유기용매 사용량을 줄이는 친환경 제조 기술과 기술력을 동시에 확보하게 됐다. 기존 폴리펩타이드 그룹이 수행 중이던 CDMO 계약도 그대로 승계할 예정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이번 인수가 생산능력과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을 아우르는 전략적 결정이라며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터 빌덴 폴리펩타이드 그룹 이사회 의장 역시 “삼성의 생산 역량과 결합해 확고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