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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동석자가 두고 간 전자담배 챙겼어도 절도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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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유예 취소

즉석만남으로 동석한 사람이 실수로 놓고 간 전자담배를 챙긴 뒤 돌려주지 않았더라도 절도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0일 관보에 따르면 헌재는 A씨가 부산지검의 절도 혐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헌법소원 청구를 지난달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받아들였다.

 

헌재는 “이 사건 기소유예 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고, 그로 인해 청구인(A씨)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뉴스1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뉴스1

A씨는 지난해 7월 부산의 한 주점에서 만난 동석자가 실수로 높고 간 7만9000원 상당 전자담배 1개를 직원으로부터 전달받은 후 동석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가져간 혐의로 절도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는 않지만 죄가 있다고 판단할 때 내리는 처분이다.

 

A씨는 ‘동석자의 인적사항을 알지 못해 돌려주지 못했을 뿐 절도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불법적으로 타인 물건을 자기 소유인 것처럼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헌재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업소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당시 A씨는 업소에서 나가기 전 전자담배 주인인 동석자가 먼저 떠나자 손을 들어 인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2분가량이 지나고 뒤에 직원으로부터 전자담배 기기와 다른 동석자인 친구 B씨의 옷을 한 번에 넘겨받았고, 한동안 왼손에 친구의 옷과 전자담배 기기를 함께 들고 있었었다.

 

헌재는 이러한 정황을 들어 “당시 A씨의 행동에서 절취 범의(범행 의사)를 의심할 만한 특별한 단서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또 A씨가 부산에 있는 친구 B씨의 집에 해당 전자담배 기기를 그대로 놓아둔 채 자신의 집인 대구로 돌아갔고, B씨가 약 2주 뒤 조사를 받을 때 경찰에 기기를 제출했던 점 등을 들어 “A씨에게 피해자의 전자담배를 절취한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 내지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