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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근한 이웃 가면 쓴 냉혈한… ‘현실형 빌런’에 시청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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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주말극 ‘결혼의 완성’ 김대명 열연

겉과 속 다른 범죄자 역할 ‘파격 변신’
대사보다 눈빛·표정·몸짓으로 존재감
초반부터 입소문 타며 시청률 상승세

이혼 앞둔 아내 납치범과 사투 스릴러
남궁민·이설 등 출연진 연기도 ‘탄탄’

산모에게 친절하면서도 실력도 최강인 산부인과 의사 양석형(‘슬기로운 의사생활’), 편견없이 후배를 챙기면서 상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김동식 대리(‘미생’)….

배우 김대명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주로 선한 이미지의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였다. 늘 순둥순둥한 얼굴로 편안한 미소만 지을 것 같은 그가 비열하고 냉정한 사람이 되어 돌아왔다. KBS2 토일드라마 ‘결혼의 완성’에서 그가 연기한 노만희 얘기다. 이웃집 형처럼 익숙했던 얼굴에서 온기 대신 서늘함이 드러나자, 그 낯선 변화는 극의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KBS2 ‘결혼의 완성’이 평범한 얼굴과 악랄한 얼굴을 오가는 빌런 노만희를 연기한 김대명의 열연과 탄탄한 스토리 전개 등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KBS 제공
KBS2 ‘결혼의 완성’이 평범한 얼굴과 악랄한 얼굴을 오가는 빌런 노만희를 연기한 김대명의 열연과 탄탄한 스토리 전개 등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KBS 제공

김대명이 연기하는 노만희는 동네 컴퓨터학원 원장이자 주인공 강태주(남궁민)의 아내를 납치하는 극강 빌런이다. 겉으로는 친절한 말투와 다정한 태도로 주민들의 신뢰를 얻은 평범한 ‘동네 선생님’이지만, 그 실체는 납치와 살인을 저지르고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냉혈 범죄자다. 김대명은 “어딘가 실제로 존재할 것 같은 사람”을 목표로 캐릭터를 설계했다는 말처럼 셔츠 단추를 목 끝까지 잠근 답답한 실루엣, 평범한 말투 속에 불쑥 끼어드는 공격적인 단어 선택, 감정을 최소화한 표정과 시선 처리로 ‘현실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일상형 악인을 완성했다.

특히 대사보다 눈빛·표정·몸짓으로 광기와 냉기를 드러내는 연기 방식이 “얼굴을 갈아 끼웠다”는 반응을 낳고 있다. 초반에는 목소리만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담담하고도 서늘한 톤으로 긴장감을 끌어올렸고, 본격 등장 이후에는 평범해 보이는 얼굴과 악랄한 얼굴을 자유롭게 오가며 ‘두 얼굴 빌런’의 공포를 극대화한다.

그 결과 ‘결혼의 완성’은 입소문을 타며 시청률이 상승하고 있다. 첫 주 1회 4.4%, 2회 6.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초반부터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끌어올린 뒤, 이후 5∼7%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전작 ‘은애하는 도적님아’가 4회에서야 6.3%를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초반부터 ‘악역의 힘’을 전면에 내세운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간대(금토) SBS ‘김부장’이 20%를 넘어서는 ‘괴물’ 시청률로 안방극장을 장악하고 있음에도, ‘결혼의 완성’은 범죄 스릴러·납치극이라는 장르적 차별화와 함께 ‘김대명 표 빌런’을 전면에 내세우며 다른 결의 긴장과 몰입을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족극·휴먼극 중심이라는 KBS2 토일 밤 시간대 편성의 고정관념을 깼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주말 KBS가 가진 채널 파워에 남궁민이라는 배우 인지도까지 더해지면서 기본적인 시청률이 확보된 상황에서, ‘선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각인된 김대명이 악역을 맡은 파격이 시청률을 더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대명은 이미 독립영화 등에서 악역을 연기해 호평을 받은 배우인데, 이를 대중이 지상파 프라임 타임을 통해 본격적으로 체감하게 된 사례가 ‘결혼의 완성’”이라며, 이번 작품이 김대명의 필모그래피에서 ‘악역 김대명’을 본격적으로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궁민·이설·이상희 등으로 이어지는 연기파 라인업도 김대명의 악역을 더 강하게 부각시키는 축이다. 남궁민은 이혼을 앞두고 아내를 구해야 하는 강태주 역으로 카리스마와 절박함을 동시에 끌고 가며 서사의 중심을 잡고, 이설은 관계의 복잡한 감정과 생존의 공포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피해자의 시선을 구축한다. 여기에 넷플릭스 ‘참교육’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이상희가 친절함 속 위화감을 풍기는 김경애 역으로 가세하며 노만희를 중심으로 한 불안과 공포의 세계를 촘촘하게 둘러싼다. 이 때문에 ‘결혼의 완성’은 “배우들 얼굴과 연기만으로도 숨이 막히는 스릴러”라는 평가를 얻고 있으며, 그 한가운데에는 악역으로 돌아온 김대명이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