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수 프랜차이즈 설빙의 한 매장에서 직원이 같은 위생장갑을 낀 채 식재료 취급부터 배수구 망 청소, 설거지까지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하며 위생 논란이 일고 있다. 장갑을 교체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면 교차 오염과 식중독 위험이 커진다.
19일 엑스(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여름 설빙 알바 체감하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해당 영상에는 파란색 위생장갑을 낀 직원이 빙수를 제조하면서 다른 손으로는 걸레를 만지거나, 그 손 그대로 망고를 올리고 과자를 부수는 모습이 담겼다. 심지어 고무장갑으로 바꾸지 않은 채 배수구 망을 닦고 설거지까지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자기 손 안 더럽히려고 끼는 거 아니냐”, “안 그래도 여름에 식중독 무서운데 설거지까지 하는 건 심했다”, “너무 더러운데 장갑 끼고 일하는 데는 거의 이럴 듯”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 행주 만진 장갑, 1분 만에 세균 오염도 ‘20배 이상’ 폭증
여름철에는 빙수 등 디저트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식중독 위험도 함께 커지기에 업계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위생장갑을 낀 채 조리 외의 행동을 하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유해균의 전이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특히 세균으로 오염된 장갑이 가열하지 않고 그대로 섭취하는 빙수 과일이나 과자 토핑 등에 닿으면 세균이 그대로 전이돼 교차 오염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또 배수구와 하수구 주변은 늘 습기가 차 있어 식중독을 유발하는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대장균이 서식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다. 여름철에는 이 균들이 단 2~3시간 만에 수백 배로 증식하므로 철저한 장갑 교체가 필수적이다.
실제로 2021년 TV조선에서 세균 오염도(RLU·Relative Light Unit)를 측정한 결과, 손을 닦고 장갑을 꼈을 때의 오염도는 24RLU에 불과했다. 그러나 행주와 휴대전화를 만지자 1분여 만에 496RLU로 20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식품 안전 관리 기업 에프에스에이(FSA) 코리아가 제시하는 칼·도마 등 조리도구 기준치(200RLU)를 훨씬 넘는 수치다.
◆ 식약처·FDA “위생장갑은 손 보호용 아닌 ‘식품 오염 방지용’”
국내외 보건당국은 위생장갑의 잘못된 사용이 오히려 식품 오염의 주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접객업소를 위생적 식품조리 안내서’는 대표적 위생 취약 사항으로 부적절한 일회용 장갑 사용을 꼽는다.
안내서에는 “하나의 일회용 장갑을 너무 오랫동안 사용하거나 재활용하는 행위 및 한 개의 장갑으로 여러 식품을 다루거나 지저분한 앞치마 착용하는 행위 등은 오히려 식품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일회용 장갑 착용, 앞치마 착용 등은 내 손이나 옷에 식품이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내 손이나 옷으로부터 식품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일회용 장갑을 한 작업에만 사용하고 오염 가능성이 있는 작업을 한 뒤나 다른 작업으로 교체할 때 반드시 새 장갑을 낄 것을 권고한다.
이처럼 올바른 요리 위생을 위해서는 다른 식재료를 만지거나 청소, 결제 등 조리 외의 행동을 한 후 꼭 장갑을 새로 교체해야 한다. 장갑을 끼면 맨손일 때보다 오염을 인지하지 못해 위생 관념이 되레 낮아질 수 있으므로 작업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