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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로봇 심판의 역습…베테랑 판정이 더 많이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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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올 시즌 도입한 ‘로봇 심판’ 판독 시스템 앞에서 베테랑 심판들이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MLB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독 시스템(AB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심판의 연령이 높을수록 판정 번복률도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ABS 통계 분석사이트 ‘탭투챌린지’에 따르면 40세 미만 심판은 이의 제기를 받은 판정 가운데 50.1%가 번복된 반면, 55세 이상 심판 16명의 번복률은 58.2%에 달했다. 이들은 다른 연령대의 심판보다 선수들로부터 판정에 대한 이의 제기도 더 자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가장 낮은 성적을 기록한 심판은 59세의 앤디 플레처였다. 올 시즌 최소 900개의 투구를 판정한 심판 가운데 플레처는 이의 제기가 이뤄진 판정 54건 중 38건이 뒤집혀 번복률이 70.4%에 달했다. 특히 MLB 최고령 현역 심판인 C B 버크너(63)는 지난 3월28일 보스턴 레드삭스와 신시내티 레즈의 경기에서 주심을 맡았다가 이의 제기된 판정 8건 가운데 6건이 뒤집히기도 했다.

 

반면 번복률이 가장 낮은 상위 5명의 심판은 모두 40세 미만이었다. 이들의 합산 번복률은 37.8%였다. 이들 모두 MLB 정규 심판이 아니라 결원이 발생했을 때 투입되는 마이너리그 소속 심판이었다.

 

MLB 심판진의 세대교체도 예정돼 있다. MLB 정규 심판 76명 가운데 버크너를 포함한 7명이 퇴직 보상안을 받아들이고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은퇴하기로 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61세이며, 올 시즌 합산 번복률은 60.8%로 리그 전체 평균인 53.4%보다 높았다.

 

베테랑 심판들이 고전하는 배경에는 세대별로 다른 스트라이크존 경험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심판마다 다소 다른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하는 것이 관행적으로 허용됐다. 어떤 심판은 투수에게 유리한 넓은 존을, 다른 심판은 타자에게 유리한 좁은 존을 적용하더라도 양 팀에 일관되게 적용하는지가 더 중요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ABS는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0.1인치라도 벗어나면 판정을 뒤집을 수 있다. 심판 개인의 해석이나 경기별 일관성보다는 기계가 설정한 동일한 기준에 맞춰 판정해야 하는 셈이다.

 

젊은 심판들은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ABS를 경험했다는 차이도 있다. MLB는 2019년 독립리그에서 관련 기술을 시험한 뒤 2021년부터 마이너리그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최근 승격된 심판들은 처음부터 ABS가 설정한 스트라이크존에 맞춰 판정하는 훈련을 받아왔다.

 

올 시즌 MLB에 도입된 ABS 챌린지 제도에서는 각 팀에 두 차례의 기회가 주어진다.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지면 횟수는 차감되지 않는다. 타자와 투수, 포수만 판정 직후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벤치의 도움은 받을 수 없다.

 

다만 번복률이 곧 심판의 전체 판정 오류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통계는 선수들이 문제를 제기한 투구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MLB 측은 올 시즌 전체 투구를 기준으로 한 심판들의 판정 정확도가 약 95%라며 “역대 가장 정확한 심판진”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ABS가 인간 심판의 판정을 객관적인 기준으로 즉시 검증하기 시작하면서, 경험이 많은 베테랑보다 새로운 기술에 익숙한 젊은 심판들이 더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사실이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고 WSJ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