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코로나로 딸 잃고 쥔 ‘월 20만원’… 한부모 가정 지탱하는 국가 양육비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법 집행권원 확보에 3개월 소요… 양육자들 "현실적 현실화 필요" 한목소리

 

2021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던 딸을 잃고 9살 손녀를 홀로 맡게 된 70대 여성 A씨는 밀린 양육비 3500만원 때문에 고심이 깊었다. 전 사위로부터 받기로 한 한 달 50만원의 양육비가 제때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방송을 통해 ‘양육비 선지급제’를 알게 된 후 동사무소를 찾았고, 현재 정부로부터 매달 2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법원에서 집행권원을 인정받기까지 3개월여가 걸렸지만, A씨는 손녀가 18세가 될 때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 시행 1년 만에 1만1631명 혜택... 총 188억원 지원

 

21일 성평등가족부 양육비이행관리원에 따르면 A씨처럼 양육비 선지급제를 이용한 가구는 지난달 말 기준 7372가구로 집계됐다. 해당 제도를 통해 지원을 받은 미성년 자녀는 1만1631명이며, 총지원 금액은 18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양육비 선지급제는 헤어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한 한부모가족에게 국가가 우선 양육비를 지급하는 제도다. 월 최대 20만원을 지급한 뒤 양육비 채무가 있는 비양육자로부터 정부가 이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 회수율 9.4% 한계… “징수 절차 시차 때문”

 

국가가 먼저 지급한 돈을 돌려받는 회수 절차는 6개월 단위로 진행된다. 국세 체납자에 대한 강제징수 절차를 따르는 구조다.

 

관리원은 지난해 하반기 선지급된 77억3000만원에 대해 징수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지난달 말 기준 회수된 금액은 7억3000만원으로 회수율은 9.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제도를 도입한 독일의 회수율이 20% 안팎인 점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으로 해석된다.

 

다만 납부 고지와 독촉, 압류 등 절차상 소요 시간을 고려하면 향후 회수율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관리원 관계자는 올해부터 채무자 동의 없이도 소득과 재산을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지급 대상 가구 대부분이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채무자 측의 경제 여건도 열악하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 양육자들 “정부 강제성 긍정적... 지원금 현실화 필요”

 

현장에서 만난 이용자들은 선지급금으로 한숨을 돌렸다고 평가하면서도 실제 양육비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럼에도 전 배우자와 직접 다투지 않아도 되고, 국가가 채무를 관리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제도 이용자인 40대 여성 B씨는 “개인에게는 빚을 안 갚더라도 나라에는 갚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제도의 강제성을 반겼다. 또 다른 이용자 C씨는 “계절마다 옷 한 벌 사주면 끝나는 금액”이라며 “자녀의 연령별 교육비 차이를 반영해 지원 금액이 세분화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