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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까지 차면 문 못 연다"…아파트·반지하 집중호우 피해 유형과 예방법은

차수판·역류 방지 밸브 중요
지하주차장, 집중 호우 시 주의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집중호우로 인해 매년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집중호우는 침수 사고, 인프라 마비 등 다양한 피해를 야기한다. 주거형태 및 주거 지역에 따른 집중호우 피해 유형과 그 예방법을 짚었다.

 

지난해 6월17일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주택가에서 공무원이 차수판 등 반지하주택 침수방지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군포=연합뉴스
지난해 6월17일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주택가에서 공무원이 차수판 등 반지하주택 침수방지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군포=연합뉴스

◆ 반지하·단독주택, 집중호우 침수 피해 취약…‘하수 역류와 출입구 고립’ 막으려면

 

반지하 세대나 단독주택 저층부는 지상 도로에 불어난 빗물이 집 안으로 유입되거나, 하수도가 넘쳐 내부에서 오물이 역류하면서 발생하는 침수 피해에 가장 취약하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지하 공간의 수심별 출입문 개방 여부를 실험한 결과, 여성은 수심 40cm, 남성은 50cm에 이르면 실내외 수압 차로 인해 문을 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물이 얕을 때 곧바로 대피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고립될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빗물뿐만 아니라 화장실이나 주방을 통한 역류도 문제다. 갑자기 많은 비가 내려 하수관이 가득 차면, 화장실 변기나 싱크대, 바닥 배수구를 통해 오물이 거꾸로 분출하게 된다. 집 안으로 물이 들어차기 시작하면 전열기구로 인한 감전 위험도 커진다.

 

따라서 침수가 우려되는 집은 장마가 시작되기 전 출입구나 창문에 물막이판을 설치해야 한다. 모래주머니를 구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이는 도로의 빗물이 밖에서 들어오는 것을 막는 용도이며, 화장실·배수구를 통한 내부 역류를 막으려면 별도로 배관에 설치하는 역류 방지 밸브 상태를 미리 점검해야 한다. 집 앞 배수구를 막고 있는 장판이나 쓰레기도 즉시 치워야 한다.

 

만약 집 안으로 물이 유입되기 시작했다면 물이 깊어지기 전에 즉시 지상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감전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전기 차단기를 내리고, 물건을 챙기느라 대피를 지체해서는 안 된다.

 

지난 2022년 9월9일 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포항=연합뉴스
지난 2022년 9월9일 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포항=연합뉴스

◆ 아파트도 안전지대 아냐…지하주차장·배전반 침수 최대 약점

 

아파트는 다수의 층으로 구성된 고층 구조라 수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이 크지만 단지 내부로 물이 차오르면 지하 공간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단기간에 집중되는 폭우는 지하주차장과 지하 기계실로 집중돼 단지 전체의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

 

외부 도로가 범람해 경사로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빗물이 밀려들면, 유입 속도가 빠르고 수압이 강해 차를 빼려다 문을 열지 못하고 갇히는 인명 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지하 전기실(배전반)과 승강기 기계실이 침수되면 단전·단수로 이어져 고층 세대 입주민까지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대형 피해를 예방하려면 관리사무소 차원의 물막이판 설치와 배수펌프 점검은 물론, 입주민의 선제적인 대비가 필수적이다. 집중호우 예보가 발표되면 지하주차장 침수 위험에 대비해 차량을 미리 고지대로 이동시켜 놓는 것이 안전하다. 세대 내부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베란다 공용 우수관 주변의 이물질을 청소해 오수 역류를 방지하고, 창틀 틈새를 점검해 누수를 예방해야 한다.

 

만약 폭우가 시작돼 외부 도로나 주차장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면, 차량을 옮기기 위해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해서는 안 된다. 또 주차장에 있는 상태라면 차량은 두고 몸만 탈출해야 한다. 경사로를 따라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차량은 수압으로 인해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집중호우로 인해 유속이 빨라진 경남 창녕군 부곡면 수다마을의 한 하천. 창녕=연합뉴스
집중호우로 인해 유속이 빨라진 경남 창녕군 부곡면 수다마을의 한 하천. 창녕=연합뉴스 

 

◆ 하천 및 물가 주변, 거주지 비 안 와도 위험

 

하천이나 강가, 계곡 주변은 거주하는 지역에 비가 많이 내리지 않더라도 침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상류 지역에서 발생한 국지성 폭우가 흘러 내려오면서 하류 지역의 수위가 불과 수 분 만에 수 미터 이상 급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폭우로 하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 하천이 범람하거나 제방을 넘어선 물이 주변 저지대 주택가와 도로로 유입될 수 있다. 특히 하천변 둔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이 대거 침수되거나 산책로와 교량 아래를 지나던 보행자가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고립되는 사고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자체 차원의 제방 점검과 통제도 필요하지만, 주민 스스로의 경계와 빠른 판단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하천 인근 주민은 집중호우 예보가 있었다면 둔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을 선제적으로 고지대로 옮겨야 한다. 만약 이미 호우특보가 발령되었거나 수위가 오르기 시작했다면 차량 이동을 위한 하천변 진입을 절대 금지하고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호우특보나 홍수경보가 발령되면 하천변 산책로, 교량 밑, 하상도로 통행은 즉시 중단해야 한다. 지자체의 안내방송이나 비상 경보 문자에 귀를 기울이고, 하천 수위가 오르는 징후가 보이면 망설이지 말고 지정된 대피소나 고지대로 선제 대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