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 싸움이 치열한 순간 팀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다는 것은 큰 위기다.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이를 극복할 여력이 없다면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2026 KBO리그 선두 수성에 나선 삼성과 치열한 5강 싸움이 한창인 한화가 후반기 시작과 함께 팀 핵심 전력의 부상이라는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은 정반대라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삼성은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가 전반기 종료와 함께 어깨 부상을 당해 6주간 치료와 재활이 필요하다는 비보를 접했다. 하지만 구단의 발 빠른 대처로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 기회를 잡았다. 삼성은 지난 20일 후라도의 일시대체 외국인 투수로 지난 6월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었던 오스틴 보스를 영입했다. 삼성은 앞서 새 외국인으로 역시 빅리거 출신 투수 크리스 페덱을 데려왔고, 페덱이 KBO리그 데뷔전에서 좋은 투구를 선보였기에 보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일각에서는 보스가 어떤 활약도와 후라도의 부상 회복 정도에 따라 완전 대체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예측이 나올 정도다. 이렇기에 삼성은 에이스 이탈이라는 위기 상황임에도 팀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양새다.
반면 한화는 팀 공격의 핵 강백호의 부상 이탈로 비상이 걸렸다. 강백호는 지난 19일 키움과 대전 홈 경기 도중 옆구리 통증을 호소한 뒤 교체됐고 결국 내복사근 손상으로 2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최근 3연패의 부진 속에 6위에 머물며 힘겨운 5강 싸움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팀 중심타자가 빠진다는 것 자체가 한화에는 큰 악재다. 4년 100억원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고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에 합류한 강백호는 시즌 82경기 타율 0.315(314타수 99안타), 23홈런, 86타점으로 20일 기준 타점 단독 1위, 홈런 공동 3위에 올라 있을 만큼 팀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후반기 들어서도 4경기에서 5안타 1타점 3득점 타율 0.357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미 베테랑 타자 채은성이 5월부터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 있는 가운데 강백호마저 뛸 수 없게 된 것은 약한 마운드를 강한 공격력으로 보충해 온 한화에는 말 그대로 비상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9월에는 노시환과 문현빈 등 다른 중심타자들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되기에 그 전까지 최대한 많은 승리를 챙겨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강백호의 공백은 그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 당장 요나단 페라자, 노시환은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다는 점도 걸린다. 페라자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이 0.194에 불과하고, 노시환도 0.211로 주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