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반명(반이재명) 분열주의’를 둘러싼 공방에 이어 신천지 개입 의혹까지 등장하며 갈수록 과열되고 있다. 예비경선이 시작된 21일 ‘양강’으로 꼽히는 김민석·정청래 후보는 상대의 과거 발언과 행적을 끄집어내며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민생과 당의 미래를 둘러싼 경쟁보다 후보 간 책임 공방과 낙인찍기가 전면에 부각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23일까지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 예비경선(컷오프)을 진행한다. 예비경선 결과에 따라 8·17 전당대회 본경선에 진출할 후보가 가려진다.
◆金 ‘신천지 의혹’ 제기… 鄭 “법적 조치”
민주당 전당대회의 과열 양상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초청 간담회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날 합동토론회에서 ‘반명 분열주의’를 언급하며 정 후보를 직격했던 김 후보는 이날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그는 유시민 작가의 최근 ‘ABC론’ 등을 언급하면서 “ABC 갈라치기, 정권 필패 발언 이런 것들이 분열주의 아닌가. 이런 걸 깨지 않고 어떻게 당의 중심을 잡고 다음 선거를 승리할 수 있겠나”라고 정 후보를 직격했다.
김 후보는 정 후보의 당대표 재임 시절 신천지 관련 특검이 추진되지 않은 점까지 문제 삼았다. 그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의 비밀 3자 연합을 깨는 것이 이번 전당대회의 본질”이라며 “신천지 특검이 진행 안 된 점 같은 것들을 하나하나 짚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가 당대표를 지냈을 때 신천지 관련 특검을 추진했다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끄집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앞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신천지는 사이비 종교지만 한편으로는 이러저러한 이득을 위해 정치권에 개입하거나 대학생 사회 선거에도 개입했던 역사가 있다”고 했다.
정 후보와 각을 세우고 있는 송영길 후보도 간담회에서 정 후보의 ‘정권은 짧다’는 발언을 다시 소환했다. 송 후보는 “이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거다. 우리 이 정권이 얼마나 지금 소중한 정권이냐”고 말했다.
정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신천지 개입 의혹은 저하고는 전혀 관련 없는 문제”라며 “이런 가짜뉴스, 허위조작 정보로 이미지를 씌우는 게 있다면 무관용의 원칙으로 법적 조치하겠다”고 맞받았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한테 신천지 (관련) 부정적인 이미지를 씌우려고 하는 의도가 있는 듯 보인다”고도 했다.
정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김 후보의 ‘반명 분열주의’ 공세를 겨냥해 “반명을 입에 올리는 자가 반명이고 분열을 입에 올리는 자가 분열 갈라치기”라며 “반명 분열주의를 입에 올리는 자가 실제 반명 분열주의자”라고 반박했다.
정 후보는 김 후보의 과거 발언을 꺼내 반격했다. 그는 간담회에서 2022년 지방선거 뒤 이재명 당시 의원에게 패배 책임론을 제기한 김 후보의 인터뷰 기사를 거론했다. 정 후보는 “이렇게 당시 이재명 의원을 공격하듯이, 또 지방선거가 끝났다고 해서 모든 책임을 당대표였던 저에게만 책임이 있는 양 공격하는 것은 습관이고 버릇이라고 생각한다”며 “4년 전 8·18 전당대회 때도 똑같이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이재명 대표를 공격하고 ‘이재명 책임이다, 사적 판단이 앞섰다’는 게 습관성 아니냐. 왜 내 탓은 없나”라고 했다. 이에 김 후보는 “정 후보가 지난 1년에 대한 문제 제기에 동문서답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김보미 “이러니 꼰대라고 한다”
김보미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정견발표를 통해 간담회에 앞서 송 후보가 자신에게 고함을 치며 윽박질렀다고 주장했다. 김보미 후보가 송 후보의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 자격을 비판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김보미 후보는 “이러니 청년들이 민주당을 꼰대라고 한다”며 “686 기득권은 바위다. 저는 그 바위 앞에서 고함을 들었지만, 내일도 온몸을 던져 두드리겠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당에 내야 하는 기탁금을 2000만원씩 낮추기로 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고액 기탁금이 청년 정치인의 진입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임호선 선관위 부위원장은 회의 후 “예비경선 기탁금을 포함해 당대표 후보 기탁금을 총 8000만원으로, 최고위원 후보 기탁금은 3000만원으로 각각 확정했다”고 밝혔다. 청년 후보에게는 확정된 기탁금의 50%를 감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청년 후보는 당대표 선거에 4000만원, 최고위원 선거에 1500만원을 내게 된다. 당초 민주당 선관위는 예비경선과 본경선을 포함해 당대표 후보에게 총 1억원, 최고위원 후보에게 총 5000만원의 기탁금을 부과하기로 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