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북·러 동맹 관계를 강화하고, 다방면의 교류·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북·러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기반으로 군사·안보 협력을 제도화한 데 이어 외교적 공조를 강화하며 밀착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최 외무상과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지난 20일 모스크바에서 3차 전략 대화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된 공보문에 따르면 양측은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이행 상황을 평가하고, 고위급 교류와 다방면적 협력 확대 방안과 주요 국제 현안 등 토의된 모든 문제들에서 견해일치를 이뤘다.
러시아는 “북한의 현 지위와 발전권을 위협하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반대한다”며 북한의 주권적 권리 수호를 위한 조치에 전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과 핵 억제력 강화를 ‘자위권’ 차원의 주권적 권리라고 주장해온 만큼, 북한의 핵보유를 묵인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러시아는 최근 수 년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를 완화하거나 추가 제재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분쟁의 근원을 제거하려는 러시아의 모든 대·내외 정책을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 명분을 재차 지지하면서 북·러 간 군사적 밀착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전략대화에는 북·러 간 전략적 밀착을 재확인하는 것을 넘어 한국과 서방을 겨냥한 견제 메시지도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한국과 유럽연합(EU)이 공동성명을 통해 북·러 군사협력을 규탄하고, 한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조달 협력에 참여하기로 한 데 맞대응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최근 북한은 중·러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전략적 지위가 상승했다”며 “비핵화 요구나 대북제재 압박을 받을 수 있는 다자안보협의체 대신 한·미·일에 대응한 동맹관계 구축 성격”이라고 진단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한국과 나토 간 방산 협력을 가속하면 북·러 간 군사 밀착도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북한과의 밀착으로 한국 측의 안보 부담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