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가 31일 공식 폐지된다. 지난달 발표된 해체·기능 개편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치면서 실제 시행을 위한 법적 절차를 마쳤다. 방첩사에 모여 있던 방첩·보안·안보수사 기능은 국방방첩본부와 국방보안지원단, 국방부조사본부로 분산된다.
국방부는 △국군방첩사령부령 폐지령안 △국방방첩본부령 제정령안 △국방보안지원단령 제정령안 △국방부조사본부령 전부개정령안 △계엄사령부 직제 일부개정령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이날 밝혔다. 법령은 28일 공포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방첩사는 31일 폐지된다. 같은 날 후속 기관인 국방방첩본부와 국방보안지원단이 출범한다.
방첩사는 1977년 출범한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의 계보를 잇는다. 이후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보사), 방첩사로 명칭과 직제가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방첩·보안·수사·신원조사 등 기능은 한 기관 안에서 상당 부분 유지됐다. 국방부는 이번 개편이 기존 조직을 폐지하고 기능을 별도 기관으로 나눈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체 법제화…외부 감찰 장치 구체화
개편 이후 국방방첩본부는 방첩·방산 관련 정보활동과 방산보안·사이버보안을, 국방보안지원단은 군단급 이상 부대의 중앙보안감사와 보안사고 조사를 맡는다. 안보수사와 계엄 시 합동수사권은 국방부조사본부로 넘어간다. 정보·보안·수사 기능을 서로 다른 기관에 나눠 권한 집중을 막고 상호 견제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계엄 시 합동수사권 이관을 위해 국방부조사본부령을 전부 개정하고 계엄사령부 직제도 일부 개정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방첩사가 정치인 체포와 계엄 집행 과정에 관여했다는 비판을 반영해 방첩정보활동과 수사권을 분리한 조치다.
외부 통제 장치도 구체화됐다. 국방방첩본부뿐 아니라 안보수사를 넘겨받는 조사본부의 감찰실장에도 외부 고위감사공무원을 임명한다.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준법감찰위원회는 국방부 장관 직속으로 설치한다. 다만 준법감찰위원회가 자료 제출 요구나 직접 조사, 시정 요구 등 실질적인 권한을 갖는지는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권력형 기능 폐지…직무범위는 연내 법제화
지난달 발표된 개편안과 이날 자료 사이 다른 지점도 눈에 띈다. 개편안 발표 당시에는 「방첩정보활동기본지침」 등을 국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이날 국방부는 해당 지침의 제·개정 등 방첩본부 주요 업무를 국회 상임위원회가 요청할 경우 보고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부대령 제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정기 보고’라고 규정할 경우 보고 기간이 명확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 ‘상임위원회 요청 시’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동향조사와 인사첩보 기능, 불법·비리 정보수집 등 방첩기관의 고유 업무가 아닌 권력형 기능은 폐지된다. 다만 인사검증 대상자에 한해 인사 시기에 필요한 자료를 확인하는 기능은 유지될 예정이다. 인사검증과 세평·동향조사의 경계를 가를 구체적인 기준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방첩요원의 구체적인 활동 범위와 불법행위 처벌 기준은 후속 입법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국방부는 이를 담은 가칭 ‘군 방첩부대원의 직무수행법’ 제정을 연내 추진한다. 조직개편은 이달 말 먼저 시행되지만, 정보수집의 범위와 위법행위 제재 기준을 담은 법제화는 남아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