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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200만’ 기후행동 기회소득, 역사 속으로… 일산대교 무료화는? [오상도의 경기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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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지역화폐 보상 중단…‘온실가스 63만t 감축 효과’는 빈말?
추미애 지사, 현금성 지급 넘어선 정책 고도화 지시…플랫폼 개편 추진
예산 삭감 속 가입자 폭증으로 재정 한계…도의회 “성급한 판단” 지적
8월1일부터 현금 리워드 폐지…道 “생활 속 실천 유도할 개편안 마련”

#1. “200만 가입자 달성은 도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실천이 만들어 낸 뜻깊은 성과입니다.” 지난달 22일 차성수 경기도 기후환경에너지국장은 민선 8기 대표 탄소중립 정책인 ‘기후행동 기회소득’을 이처럼 자화자찬(自畫自讚)했습니다. 당시 가입자들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실천한 기후행동으로 감축한 온실가스는 63만t에 달한다며, 이는 나무 약 500만 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라고 홍보했죠. 이처럼 도는 대중교통 이용, 걷기, 자전거 이용, 텀블러 할인카페 찾기, 줍깅 참여 등 도민들이 일상 속에서 실천한 기후행동에 높은 점수를 매겼습니다.

 

#2. 비슷한 시기 도의회는 정반대의 평가를 내놓습니다. 기후행동 기회소득의 지역화폐(현금성 리워드) 보상이 걷기·퀴즈 등에만 편중돼 탄소절감 효과가 미미하다는 반론이었습니다. 도의회가 낸 2025년도 결산분석보고서에선 지난해 기후행동 기회소득 전체 사업비 350억원 가운데 리워드로 지급된 금액이 310억60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중 ‘걷기’가 139억6000여만원(44.9%)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대중교통 이용’ 90억6000만원(29.2%), ‘기후퀴즈’ 56억6000만원(18.2%) 등의 순이었죠. 16개 실천행동 가운데 3개 실천행동 리워드가 90% 이상을 차지하면서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습니다. 도의회는 보고서는 “건강 증진 등의 이유로 이미 실천 중인 가입자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고려돼 실제 탄소절감 효과는 크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경기도 광교 청사
경기도 광교 청사

◆사실상 폐지…경기도 “남은 예산 반납”

 

불과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이달 중순 기후행동 기회소득은 사실상 폐지가 결정됐습니다.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춘다는 뜻입니다. 민선 9기 추미애 지사 취임 이후 대대적 개편이 예고됐고, 현금성 보상은 내달 1일 중단됩니다.

 

경기도의 기후행동 기회소득 누리집
경기도의 기후행동 기회소득 누리집

21일 경기도에 따르면 추 지사는 지난 16일 열린 기후환경에너지국 업무보고에서 기후행동 기회소득과 관련해 단순 현금 지급성 보상을 넘어 도민들의 생활 속 기후 행동을 고도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고안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도는 8월부터 현금성 리워드 지급을 중단하고 플랫폼 개편을 위한 재설계 작업에 착수합니다.

 

7월 실천분까지는 기존대로 지역화폐를 지급하되, 8월 이후 적용할 개편안을 마련해 도민들에게 공지할 방침입니다.

 

경기도가 홍보한 기후행동 기회소득의 사회적 가치
경기도가 홍보한 기후행동 기회소득의 사회적 가치

2024년 7월 첫선을 보인 기후행동 기회소득은 대중교통 이용, 걷기, 텀블러 사용 등 일상 속 탄소중립 실천 활동을 인증하면 연간 최대 6만원을 지역화폐로 보상하는 제도입니다. 최근 가입자가 2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도민들의 호응을 얻었으나, 도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관련 예산이 100억원 가량 삭감되는 등 확보된 예산(350억원)이 조기 고갈돼 차질을 빚어왔습니다.

 

하반기 세수 부족에 따른 감액 추경이 불가피한 경기도의 재정 여건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차 국장은 이날 도의회 업무보고에서 “참여 대상이 폭증하면서 예산 감당이 어려운 측면이 있고, 도민들에게 기후 행동의 가치를 알리는 초기 정책 목표는 상당 부분 달성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기존 200만 이용자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교각살우(矯角殺牛)?…‘일산대교 무료화’도 도마 위에

 

그러나 도의회 내부에서는 갑작스러운 중단 조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혜원 도의원(국민의힘·양평2)은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효과를 거둔 정책이라면 발전적으로 이어가고, 효과가 없었다면 일몰해야 하는 게 맞지 않냐”며 “명확한 대안 없이 갑자기 중단하는 건 성급한 판단”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소의 뿔을 바로잡으려다가 소를 죽인다’는 뜻으로, 잘못된 점을 고치려다가 그 방법이나 정도가 지나쳐 오히려 일을 그르친다는 뜻입니다.

 

정책 실행과 개선에는 성급함이 자칫 화를 부를 수 있습니다. 수백억원을 들여 200만명의 실천 플랫폼을 만든 뒤 대안도 마련하지 않고 단박에 갈아치우겠다고 나서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경기도는 현재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일산대교 무료화’ 정책에 대해서도 연구용역과 기초자치단체 협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예산안에는 통행료 50% 지원을 위한 예산 200억원을 편성하고 이미 34%가량을 집행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김포 외에 고양·파주의 사업 참여를 희망하며 지방선거 이후 바뀐 기류에도 내심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달 예정된 업무보고 이후 바뀐 도 집행부로부터 어떤 지침이 내려올지 알 수 없습니다. 도내 대형 사업들에 과연 어떤 잣대들이 적용될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