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질라’ 시리즈에서 지아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한국계 미국인 배우 케일리 하틀(Kaylee Hottle)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18세.
21일(현지시간) AP통신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주 프레더릭 카운티 보안관실은 이날 오전 3시쯤 아이잼스빌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단독 교통사고로 케일리 하틀이 숨졌다고 밝혔다.
보안관실에 따르면 당시 1995년식 혼다 어코드 차량에는 운전자를 포함해 총 3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차량은 양방향 2차선 도로를 벗어나 배수로 구조물에 충돌했다. 경찰은 현재 과속이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하틀은 사고 직후 헬기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운전자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부상을 입었으며, 다른 동승자는 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케일리 하틀은 청각장애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농인 배우로, 미국 수어(ASL)를 모국어로 사용했다. 어머니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계 미국인이며, 하틀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태어나 텍사스 청각장애학교에서 수학했다.
그는 2021년 영화 ‘고질라 VS. 콩’과 2024년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에서 해골섬 이위족의 마지막 생존자이자 수어를 통해 콩과 교감하는 소녀 ‘지아’를 연기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섬세한 연기로 호평을 받은 그는 2024년 새턴상 최우수 젊은 배우 부문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영화계와 농인 사회도 깊은 애도를 전했다. ‘고질라’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 밀리 바비 브라운은 “이 소식을 듣고 너무나 큰 슬픔에 빠졌다. 몹시 그리울 것”이라며 추모했다.
아카데미상 수상 배우 말리 매틀린은 “그녀의 아름다움과 재능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 ‘코다’의 주연 트로이 코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이라며 유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차기작 “우리를 죽이지 못하는 것”에서 함께 출연 예정이었던 배우 알라콰 콕스 역시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부친 조슈아 하틀은 자신의 SNS를 통해 수어로 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우리가 함께한 18년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하지 못해 너무나 슬프다”고 말했다. 이어 운전자를 향해서는 “당신을 용서했다. 이 일이 당신의 남은 인생을 망치도록 두지 말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한편 경찰은 사고 차량의 주행 기록과 현장 감식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