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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검찰, 오르반 수사 본격화… 피데스당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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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문화기금 자금을 선거운동에 쓴 혐의
기금 직원 6명 체포… 좁혀 오는 ‘포위망’

헝가리 검찰이 마침내 오르반 빅토르(63) 전 총리를 상대로 칼을 빼들었다. 2010년부터 집권해 온 오르반은 올해 4월 총선에서 그가 이끄는 피데스(Fidesz)당이 야당인 티서(Tisza)당에 참패하며 16년 만에 권좌에서 쫓겨났다. 5월 출범한 티서당 정부는 오르반 정권 시절 부정부패와 인사 전횡이 만연했다고 비난하며 ‘적폐청산’을 선언한 상태다.

 

오르반 빅토르 전 헝가리 총리. 16년간 집권하며 온갖 부정부패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조만간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오르반 빅토르 전 헝가리 총리. 16년간 집권하며 온갖 부정부패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조만간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1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검찰은 이날 피데스 당사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데이터 센터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에 노린 자료는 오르반 주도의 선거운동 당시 정치자금 출납 내역이 담긴 회계장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 검찰에 따르면 오르반과 피데스당은 헝가리 국가문화기금(NKA) 자금을 불법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총선 선거운동 당시 오르반을 지지하며 유세에 동참한 유명 가수 및 온라인 인플루언서 등에게 사례금을 지불하는 과정에서 당 자금이 아닌 NKA에서 빼낸 기금 일부를 썼다는 것이다. 검찰은 오르반 측이 이 같은 수법으로 NKA에 끼친 손실이 헝가리 돈으로 무려 170억포린트(약 79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 6월 횡령에 관여한 NKA 관계자 6명이 검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피데스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명백한 정치 보복이요, 야당 탄압이란 것이다. 피데스당 대변인은 “티서당이 법률적 수단을 동원해 피데스당을 말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21일(현지시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 있는 피데스당 데이터 센터 안으로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이날 헝가리 검찰이 이 데이터 센터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AF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 있는 피데스당 데이터 센터 안으로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이날 헝가리 검찰이 이 데이터 센터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AFP연합뉴스

5월 출범한 티서당 정부는 머저르 페테르(45) 총리가 이끌고 있다. 의회에 재적 의원 3분의 2가 넘는 압도적 의석을 가진 집권 여당이 그를 강력히 뒷받침하는 중이다. 머저르는 총선 승리 후 앞서 16년간 집권한 오르반 정권을 ‘적폐’로 단정하고 철저한 법적 단죄와 인적 청산을 다짐했다.

 

당장 오르반 정권 시절인 2024년 3월 취임한 슈요크 터마시(70) 대통령이 임기 종료로 물러났다. 헝가리 대통령 임기는 5년으로 슈요크는 오는 2029년 3월까지 재임할 수 있었다. 머저르가 슈요크에게 신속한 퇴진을 요구하고 슈요크는 ‘법치주의 수호’를 들어 이를 거부하는 등 한바탕 옥신각신이 벌어졌다. 결국 티서당 주도의 헝가리 의회가 나서 총선 후 대통령 임기를 조기에 종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슈요크의 임기는 지난 19일 끝났다.

 

머저르는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임기가 보장된 대법원장, 감사원장, 검찰총장 등을 향해서도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그는 “16년간 오르반 정권을 섬겨 온 괴뢰(꼭두각시)들이 물러나지 않으면 우리가 쫓아낼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