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오르면서 한국 가계의 순자산이 9%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1인당 가계 순자산은 2억7475만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2024년 말(2억5184만원)보다 9.1% 증가한 수치로, 전년도 증가율(3.0%)의 세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가구당 순자산 역시 6억3427만원으로 전년 대비 7.9% 늘었다. 국내외 증시 호황과 주택 가격 상승이 가계 자산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 주식·부동산 동반 상승…금융자산 14년 만에 최대폭 증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전체 순자산은 1경4200조원으로 집계됐다. 1년 사이 1167조원(9.0%) 증가하며 2021년(+14.5%)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자산 유형별로는 순금융자산이 3767조원으로 21.8% 늘어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코스피 및 해외 증시 호황으로 지분증권과 투자펀드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비금융자산(1경434조원)도 5.0% 증가했다. 특히 주택 자산이 전년 말보다 534조원 늘어나는 등 집값 상승세가 자산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자산이 급증함에 따라 전체 가계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말 74.6%에서 작년 말 71.9%로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가계 자산의 부동산 편중 현상이 소폭 완화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 주요국 대비 수준은…일본 상회, 미국·호주는 밑돌아
시장환율을 적용한 한국의 1인당 가계 순자산은 19만3000달러 수준이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미국(51만4000달러), 호주(42만2000달러), 캐나다(29만7000달러) 등보다는 낮으나 일본(17만2000달러)은 소폭 상회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가구당 순자산은 44만6000달러로 집계됐다. 이 역시 일본(39만2000달러)보다는 높고 미국, 호주 등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 외국인 주식 평가액 증가에…국민순자산 증가율은 2.2%로 둔화
가계 자산은 대폭 늘었지만, 경제 전체의 ‘국민순자산’ 증가세는 주춤했다. 작년 말 국민순자산은 2경4561조원으로 전년보다 2.2%(531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도 증가율(5.0%)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순금융자산이 20.4% 감소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국내 증시가 급등하면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 지분 가격(대외금융부채)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민순자산 내 순금융자산이 줄어든 것은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한편 전체 국민순자산 중 부동산 자산은 1경7836조원으로 전년보다 4.1% 증가했다. 주택시가총액은 7710조원으로 8.0% 늘어났으며, 수도권이 전체 주택시가총액 증가율의 대부분(92.8%)을 차지한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