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해구 쿠팡 물류센터에서 난 큰불이 약 109시간, 나흘째 완전하게 꺼졌다. 5년 전 쿠팡의 경기 이천 덕평 물류센터보다 면적이 2.3배 커 초진에 6시간이 많은 61시간이 걸렸지만, 잔불 정리에 속도가 붙으며 완진까지는 덕평 물류센터 때 130시간보다 짧았다.
인천소방본부는 22일 오후 8시35분쯤 석남동 쿠팡 32물류센터에 발생한 화재를 모두 진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를 동원하는 대응 1단계도 해제됐다. 화재 발생 109시간40여분 만이자, 61시간의 사투로 큰 불길을 잡고 초기 진화를 선언한 지 48시간35분 만이다.
국내 물류센터 화재 가운데 완진까지 걸린 시간은 두 번째로 긴 사례다. 다만 초진에는 가장 긴 사고로 기록됐다. 이번 불은 지난 18일 오전 6시54분 지상 8층, 연면적 29만9000㎡ 규모의 인천 32물류센터 6층에서 시작돼 7층 상층부로 확산했다.
당국은 오전 9시15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낮 12시25분 대응 2단계로 상향했다. 대응 2단계는 인접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이후 소방청은 물류센터 화재에 총력으로 대응하고자 오후 3시15분 인근 8개 시도의 인력과 장비가 동원되는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현장에 모인 장비 239대, 소방대원은 845명에 달했다.
하지만 건물 내부에 대량으로 쌓인 잘 타는 물건들이 화마를 급속하게 확산시켰으며, 검은 연기가 가득 차 진입조차 어려워 진화에 애를 먹었다. 불이 나자 물류센터 직원을 포함한 121명은 스스로 대피해 다치지 않았으나 소방대원 2명이 연기 흡입과 탈진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서해구는 19일 오후 11시를 기해 물류센터 반경 116m 지역 상가와 사무실에 대해 발령한 대피령을 24시간 만에 해제하기도 했다. 앞서 진화 작업이 길어지면서 건물이 무너질 위험이 있다는 판단에서 재난 문자를 발송한 바 있다. 당국은 건물 주요 지점 3곳에 붕괴 경보기를 설치하고 최악의 경우에 대비했다.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 중인 6층에는 층고 10m 높이의 3단 선반에 종이상자와 비닐 포장재를 감은 생활용품 등 각종 상품이 빽빽하게 쌓여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구조와 적재물 특성으로 불이 빠르게 번지고 많은 열과 연기가 났다. 당국은 물류센터 내부 농연과 고열로 인해 6∼7층에 직접 들어가지 못했다.
소방청 등은 이번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중앙화재합동조사단을 가동한다. 국립소방연구원, 서울·경기 감정기관, 방재시험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8개 기관에 30여명으로 꾸려졌다. 합동조사단은 현장 감식과 과학적 분석으로 발화 원인, 피해 경로, 구조적 취약성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다만 장시간 불이 지속된 만큼 내부의 안전성 등을 확보한 뒤 본격적인 감식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 관계자는 “내일(23일) 관계기관이 모여 합동감식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불은 완전 진화됐더라도 다른 위험성이 없는지 확인하고서 감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