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물류센터 효율성 높인 ‘메자닌’ 구조의 빈틈…보편화됐지만 정부 통계는 ‘깜깜이’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물류 효율 높이는 복층 구조 확산…정부 공식 통계 없어 화재 대응 한계 지적

인천 서구 석남동 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물류창고 내부 복층 적층 구조인 ‘메자닌’에 대한 안전 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물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국내에 얼마나 설치돼 있는지조차 정부 차원의 공식 통계가 없어 관리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9일 오전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은 모습. 연합뉴스
지난 19일 오전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은 모습. 연합뉴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물류센터 상당수는 높은 층고를 활용하기 위해 철골 구조물을 설치해 내부 공간을 여러 층으로 나누는 메자닌 구조를 적용하고 있다. 제한된 면적에서도 보관 공간을 늘릴 수 있어 온라인 쇼핑과 택배 물량이 급증한 최근 물류 산업에서 대표적인 설계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메자닌 구조는 창고 내부에 별도의 중간층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건축물 층과 달리 기존 공간 안에 추가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물동량이 많은 이커머스 기업과 물류기업을 중심으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번 석남동 물류센터 화재 과정에서 메자닌 구조가 화재 확산과 진화 지연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되면서 안전성 논란이 커졌다. 층고가 낮아지고 적재물이 밀집되는 구조 특성상 연기와 열기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고, 소방 진입과 화재 원인 파악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토교통부도 화재 직후 주요 물류기업 임원들과 만나 메자닌 구조를 포함한 물류센터 안전 관리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국내 메자닌 물류센터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정부 공식 데이터는 없는 상황이다. 현행 물류시설법에 따르면 물류창고업 등록 사업자는 시설·장비 현황 등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하며, 관련 정보는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연계된다. 해당 시스템에서는 물류센터 면적과 주소, 시설 장비 현황, 취급 품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메자닌 구조 여부는 등록 시 필수 입력 항목이 아니다.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기재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해당 시설에 메자닌이 적용됐는지 별도로 파악하기 어렵다. 실제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 등록 현황에서도 쿠팡, 무신사, SSG닷컴, 뱅뱅어패럴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메자닌 구조를 명시한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실제 메자닌을 활용하는 물류센터 규모가 공개된 정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물류시설법상 물류센터 구조를 구체적으로 신고하도록 한 규정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요 물류기업들도 메자닌 구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CJ대한통운, 한진 등 대형 물류기업의 허브터미널과 일부 유통기업 물류시설에서도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해당 구조를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메자닌 구조 자체를 화재 원인으로 단정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글로벌 물류기업인 징동닷컴, 아마존, UPS 등도 메자닌 방식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물류 효율성을 고려하면 메자닌 구조를 전면 제한하기보다 안전 기준을 정비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적재 밀도,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 소방 대응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화재 위험을 줄이는 관리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자닌은 공간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지 그 자체가 위험 요소는 아니다”며 “다만 국내 확산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체계적인 안전 관리가 어려운 만큼 정부 차원의 현황 파악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