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두 차례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던 전세대출 사기 사건을 검찰이 보완수사를 통해 뒤집고, 관련자 4명을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민사소송에서의 허위 증언 사실까지 추가로 밝혀내 위증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이를 두고 수사기관 간 역할 분담과 검찰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검찰 수사권의 전면 폐지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경찰의 수사 역량 강화와 견제 장치의 필요성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주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금이)는 허위 임대차계약을 통해 지역 신용협동조합으로부터 전세 대출금 7000만원을 편취한 혐의(사기)로 임대인 A(60·여)씨와 남편 B(53), 허위 임차인 역할을 한 C(39·여), 이들을 연결한 D(48·여)씨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또 관련 민사소송에서 허위로 증언한 혐의(위증)로 B씨를, 이를 지시한 A씨를 위증교사 혐의로 각각 불구속기소 했다.
이 사건은 경찰이 앞서 두 차례 모두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던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경찰의 첫 불송치 결정에 고소인이 이의를 제기하자 검찰은 보완수사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재수사 뒤에도 ‘혐의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다시 송치했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기록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전세대출 채무자가 아닌 임대인 측이 대출 이자를 대신 납부한 비정상적인 계좌 흐름을 확인했다. 또 추가 계좌 거래 내역을 확보해 피의자들이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정황을 밝혀냈다.
검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경찰 단계에서 이미 증거로 제출됐던 민사소송 기록까지 전면 분석해 피의자 부부가 법정에서 허위 증언한 사실도 확인했다. 단순 전세사기를 넘어 위증과 위증교사 혐의까지 추가로 밝혀낸 것이다.
이번 사건은 검찰 보완수사가 단순히 경찰 수사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범죄 사실까지 밝혀낼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그만큼 개별 전세사기를 넘어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 그리고 검찰 보완수사권의 존치 여부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다시 환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경찰 수사력 강화라는 과제도 다시 제기된다.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은 1차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되면서 사실상 대부분의 형사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있다. 그만큼 초기 수사의 완성도와 금융거래 분석, 디지털 증거 확보 등 전문 수사 역량이 사건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이번 사건만 봐도 계좌 흐름 분석과 민사 기록 검토만으로도 기존 결론을 뒤집을 핵심 증거가 확인됐다. 수사기관이 조금 더 면밀하게 들여다봤다면 장기간의 법적 공방이나 추가 범죄를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경찰의 금융·경제범죄 수사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검찰의 보완수사 기능을 전면 폐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민주당은 현재 검찰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 기능을 포함한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처럼 경찰이 두 차례 ‘혐의없음’으로 판단한 사건에서 보완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이 드러난 사례는 검찰의 사후 견제 기능이 일정 부분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법조계에서는 어느 한 기관에 수사 권한을 집중하기보다 경찰의 수사 역량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한편, 오판이나 미진한 수사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견제 장치를 함께 유지하는 것이 국민의 권익 보호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보완수사를 통해 자칫 묻힐 뻔한 전세대출 사기와 민사 법정에서 위증 범행까지 밝혀냈다”며 “앞으로도 보완수사를 통해 묻힐 수 있는 사건이 없도록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