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日 폭염에 반바지 출근 허용했더니…“다리털 보기 싫다” 논란

기록적인 폭염과 냉방비 부담 속에 일본 도쿄도가 직장인의 반바지 출근까지 허용하는 등 복장 규제를 대폭 완화했지만, 직장 내 불쾌감 및 남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며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BBC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도쿄도는 올여름 ‘도쿄 쿨비즈(Tokyo Cool Biz)’ 정책을 확대 시행했다. 기존의 재킷과 넥타이 착용 완화에서 한발 더 나아가 티셔츠와 청바지, 운동화는 물론 반바지까지 허용했다. 기후 변화로 심해진 폭염에 대응하고 냉방 사용을 줄여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기 위한 조치다.

일본 도쿄도 공문원들이 반바지 차림으로 근무하는 모습. 연합뉴스
일본 도쿄도 공문원들이 반바지 차림으로 근무하는 모습. 연합뉴스

일본은 최근 35~40도를 오가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 동안 4580명이 열사병으로 병원에 이송됐으며 이 가운데 7명이 숨졌다. 도쿄도는 “직원들이 혹서기를 보다 쾌적하게 보낼 수 있도록 선택권을 넓힌 것”이라며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는 자유로운 복장을 권장하고 있다. 실제 일부 직원들은 출퇴근 부담이 줄고 업무 집중도가 높아졌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온라인과 직장 안에서 “동료의 맨다리와 다리털을 계속 봐야 해 불편하다”, “공적인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예상치 못한 논란이 번졌다. 정강이를 뜻하는 ‘스네(sune)’와 괴롭힘을 의미하는 ‘하라스먼트(harassment)’를 합친 ‘스네하라(すねハラ)’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복장 자율화는 성평등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규정상 남녀 모두 반바지를 입을 수 있지만 실제 직장에서는 여성에게 여전히 스타킹이나 긴 치마 착용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남성의 반바지는 불쾌하다고 하면서 여성의 복장에는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도 이중잣대”라는 반론도 나온다.

 

다만 정책이 시행된 이후에도 실제 반바지 착용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도쿄도청 사무실에서 남성 직원 약 70명 가운데 반바지를 입은 사람은 11명에 불과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