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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장윤기 송치 당시 '강간살인 정황' 검찰에 따로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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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살인' 적용 수사결과보고서와 별도로 '추가 보고서' 작성
보완수사 반영 여부에 대해 검찰 "관련자 수사 중 언급 못 해"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에게 단순 살인죄를 적용한 경찰이 성범죄 목적 정황도 검토했다는 의견을 검찰에 별도로 보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는 지난 5월 14일 장윤기를 살인·살인예비·살인미수 등 다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그 하루 전인 13일 장윤기의 살해 행위를 형량 하한선이 징역 5년인 형법상 일반 살인죄로 판단했다는 수사 결과 보고서도 작성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장윤기가 반복적으로 주장한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고,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는 진술을 바탕으로 여고생 살해 행위에 별다른 목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기에 더해 광산경찰서 형사과는 일반적인 살인범과 달랐던 장윤기에 대한 조사 내용을 보충하고자 수사 결과 보고서에 별건의 추가 보고서를 첨부했다.

추가 보고서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혐의를 검토했던 조사 과정을 담았다.

경찰은 최소 무기징역 이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강간살인 혐의를 추정한 근거로 장윤기 자취방의 훼손된 '리얼돌',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여성 청소년 불법 촬영물 등을 제시했다.

또 여고생 살해 직전 장윤기가 아르바이트 동료 여성에게 저지른 성폭행, 살인 대상자가 여성임을 인식하고 있었던 사실, 범행 당시 여학생을 곧바로 살해하지 않고 목 졸라 제압하려 한 행동 등을 함께 기재했다.

이러한 추가 보고서 내용은 장윤기를 강간살인 혐의로 기소했던 검찰의 보완수사 결과와 상당 부분 겹친다.

강간살인 정황을 수사결과보고서가 아닌 추가 보고서에 첨부한 이유에 대해 장윤기 수사에 참여했던 경찰 관계자는 "열흘로 제한된 구속수사 기간에 자백과 같은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직접증거 없이 강간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신중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최장 20일간 추가 조사를 이어갈 수 있는 검찰 보완수사의 이점에 기대었던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 책임자로 지목된 당시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A 경정 측은 이러한 추가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고도 직무유기 등 혐의 피의자가 된 상황에 "억울하다"는 심경을 드러냈다.

A 경정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 21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직후 기자들에게 "보완수사권 존폐가 논란인 와중에, 가운데에 끼인 '샌드위치'가 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검찰이 보완수사에 나서면서 이 같은 내용의 경찰 추가 보고서를 먼저 확인했는지, 확인했다면 이를 보완수사에 반영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들이 현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고,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언급할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산서 형사과가 강간살인 혐의를 추가보고서에 담았다 하더라도, 경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광산서 형사과 담당 강력팀이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아버지에게 압수수색 및 구속 등 수사 상황을 수시로 전달하고, 훼손된 리얼돌 실물을 아버지가 폐기하도록 방치한 행위는 '비위 범죄'로써 검경의 수사를 동시에 받고 있다.

해당 강력팀장은 장윤기의 차 안에 있던 결박 도구(케이블타이)를 증거물로 확보하지 않았고, 추후 논란이 되자 케이블타이가 촬영된 현장감식 영상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증거인멸)로 구속됐다.

특히 장윤기가 여학생을 납치할 목적으로 차량 뒷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범행한 사실은 검찰 보완수사를 통해 비로소 입증된 중요 단서이기도 하다.

경찰이 장윤기의 강간살인죄 정황을 진정성 있게 검토했다면, 송치 당시 언론에 '분노형 범죄'로 발표한 이유도 추가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훼손된 리얼돌 등 장윤기 사건의 주요 내용을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공개해야 한다는 일선 의견이 있었지만, 피의사실 공표와 자극적인 보도 등을 우려한 지휘부가 승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