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해외 출국만 127회인데 세금은 미납…캐리어 여니 명품시계·5억원 차용증 수두룩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위장 이혼·문 걸어잠그기 등 꼼수 무력화…양 기관 정보 공유로 수색 성공률 80% 기록
국세청과 관세청 합동 수색팀이 고액 체납자 A씨 거주지에서 압류한 여행 가방 속 10억2000만 원 상당의 현금 뭉치. 국세청 제공
국세청과 관세청 합동 수색팀이 고액 체납자 A씨 거주지에서 압류한 여행 가방 속 10억2000만 원 상당의 현금 뭉치. 국세청 제공

 

국세청과 관세청이 고액·악성 체납자들을 상대로 벌인 첫 합동 수색에서 13억원 상당의 은닉재산을 압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 기관은 정보 공유를 통해 꼼수 체납자들을 정밀 추적했으며, 이번 공조를 계기로 은닉재산 정보 교환을 정례화할 방침이다.

 

◆ 문 걸어잠그고 2시간 대치…여행가방서 10억2000만원 쏟아져

 

23일 세정당국에 따르면 국세청과 관세청은 국세와 관세를 동시에 미납한 고액·악성 체납자 1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합동 수색을 단행했다. 이번 수색으로 13억원 상당의 은닉재산을 압류했으며, 일부 체납자로부터는 분납 약속을 받아냈다.

 

대표적인 사례로 전자담배 무역업자 40대 A씨는 개별소비세와 부가가치세 등 총 64억원을 내지 않아 수색 대상에 올랐다. 합동수색반이 A씨의 서울 자택을 찾았으나, A씨 모친이 2시간 동안 문을 열어주지 않으며 대치했다.

 

경찰관 출동 후 수색반이 강제로 진입하자 A씨 모친은 “무단 침입”이라며 항의했고, 안방에 있던 여행가방 개봉을 거부했다. 수색반이 가방을 강제 개봉하자 현금 5억4000만원과 수표 4억8000만원 등 총 10억2000만원 상당의 현금다발이 발견됐다.

 

◆ 해외 출국 127회 호화생활…위장 이혼 등 체납 꼼수 무력화

 

호화생활을 누리며 세금을 내지 않은 체납자들도 적발됐다. 50대 B씨는 국세와 관세 1억2000만원을 미납했음에도 최근 5년간 127회나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B씨 자택 수색 결과 캐리어 안에서 명품 가방 5점, 명품 팔찌 1점, 시계 8점, 5억원 상당의 차용증 15매 등이 발견돼 압류 조치됐다.

 

금형 제조업자 60대 C씨는 부가가치세와 법인세 등 5억5000만원 상당을 체납한 상태였다. C씨는 이혼한 배우자 소유의 대구 소재 대형 아파트에 실거주하고 있어 위장 이혼을 통한 강제 징수 회피로 의심받았다.

 

강제 개문 직전 전 배우자가 문을 열었고, 개인금고에서 현금성 자산 900만원어치와 금반지 등 총 2600만원 상당을 찾아냈다. 전 배우자는 ‘내 패물’이라고 주장했으나, 당국은 법적으로 명백히 소명되기 전까지 체납자 관련 재산으로 보고 우선 압류했다.

 

국세청과 관세청이 세종시의 한 국세·관세 체납자 거주지에서 압류한 물품들을 공개했다. 국세청 제공
국세청과 관세청이 세종시의 한 국세·관세 체납자 거주지에서 압류한 물품들을 공개했다. 국세청 제공

 

◆ 빅데이터 결합으로 수색 성공률 80%…정보 공유 정례화

 

이번 합동 수색은 국세청의 실거주지·재산은닉 분석자료와 관세청의 통관고유부호 등 핵심 정보를 결합해 추진됐다. 양 기관은 정밀 데이터 분석과 잠복·탐문을 거쳐 대상자를 확정한 뒤, 10명 내외로 구성된 합동수색반 8개 조를 투입했다.

 

세정당국 관계자는 이번 수색 성공률이 80% 정도에 달해 단독 수색보다 월등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국세청과 관세청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동시 체납자의 정보 교환을 정례화해 공동 대응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