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전 세계에 적용 중인 10%의 글로벌 관세가 오는 24일(이하 현지시간) 만료되는 가운데 이를 대체할 무역법 301조 관세 조치 발표가 임박했다.
정부는 지난해 한미 무역 합의에서 확보한 15% 관세 상한선을 사수하기 위해 막바지 총력 대응에 나섰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한국을 포함한 60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제노동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한 최종 대응 조치를 23일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에 대해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위법으로 판단하자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의 이른바 글로벌 관세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 조치는 최장 150일간 부과할 수 있어 오는 24일 종료된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무역법 301조에 기반한 새 관세를 각국에 부과할 예정이다.
USTR은 무역법 301조에 따라 강제노동과 과잉생산 두 가지를 근거로 새 관세 도입을 추진해 왔다.
강제노동 분야는 지난 3월부터 한국 등 60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지난달 중간발표에서 10∼12.5% 관세 부과가 예고됐다. 한국은 12.5%의 관세가 적용되는 46개 경제권 그룹에 포함됐다.
10%의 글로벌 관세가 12.5%의 강제노동 관세로 대체되면 한국산 제품의 기본 관세 부담은 2.5%p(포인트) 높아진다.
다만 모든 수출품이 동일한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철강·알루미늄과 자동차는 각각 별도의 품목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반도체도 한미 합의에 따라 주요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하면서 무관세가 유지되고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을 고려하면 2.5%p의 관세 인상은 결코 작은 부담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자동차·철강·반도체 등 기존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품목이나 핵심 산업은 예외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가격 경쟁력에 의존하는 중소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 입장에선 관세 자체보다 미국 내 판매 물량이 유지되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미국 내 수요가 견조해 규모의 경제를 유지할 수 있다면 실제 부담은 다소 완화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강제노동 관세가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USTR은 현재 한국을 포함해 16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과잉생산 관련 조사도 진행 중이다.
미국이 과잉 생산으로 무역 불균형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한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지난해 한미가 합의한 15% 관세 상한선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정부는 향후 과잉생산 관련 조치 등 미국의 추가 관세 압박이 이어지더라도 한국에 부과되는 관세가 지난해 합의한 15%를 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미 미국에서 미 의회와 행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22일 미국을 찾아 무역법 301조 관세 문제를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다만 한국이 3천500억달러(약 51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정한 만큼 관세율이 15%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정관 장관이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것 역시 대미 투자 이행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리어 USTR 대표는 지난달 초 한미 무역 합의상의 관세 상한선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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