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주택 공급 확대와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부동산 정책 구상을 잇달아 꺼냈다. 기존 공공택지의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수도권 신규 공급 부지를 찾기 위해 헬기를 타고 직접 둘러보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와 함께 ‘실거주’ 대신 ‘거주용 주택’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역세권을 중심으로 중산층이 입주할 수 있는 고품질 장기 공공임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기존에 발표된 지역의 착공이 지연되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현재 60개월 이상 걸리는 일부 사업 절차를 절반 이하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토론회에서 공급 부족의 원인으로 사업 지연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3기 신도시와 도심 공급 계획이 늦어지는 배경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정책 조율 부족, 공사비 급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 등을 꼽으며 “서울을 중심으로 한 공급대책이 지연된 것이 누적돼 공급 부족을 심화시켰다”고 진단했다.
고 원장은 “재건축·재개발과 비아파트 공급을 선별적으로 확대하고, 3기 신도시와 27만가구 공급, 도심 6만2000가구 공급 계획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간 정례 정책협의체 운영과 건설자재 비축제도, 해외 기능인력 활용 확대 등을 제안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수도권 신규 공급 부지를 직접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을 헬기 타고 한번 돌아볼 생각”이라며 “공무원 입장에서는 원래 안 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곳도 제가 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대한 신규 택지를 추가로 발굴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도 개발 가능한 유휴부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공공임대 정책의 방향 전환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역세권을 중심으로 25~30평 규모의 고품질 장기 공공임대를 공급해 중산층도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공공임대에 대한 방침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실수요자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경제학과)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을 바꾸겠다는 정책 방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다만 실수요자가 누구인지, 정책 대상이 돼야 할 핵심 실수요자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거주용인지 투자·투기용인지 구분하지 않으면서 작은 정책적 구멍이 엄청난 문제로 이어졌다”며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은 작은 허점 하나가 전체 정책을 무력화할 정도로 투자와 투기 압력이 높은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또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직장 이동이나 자녀 교육 등으로 일시적으로 집을 비우는 경우를 언급하며 “앞으로는 ‘실거주’ 대신 ‘거주용’이라는 용어를 쓰자”며 “다른 사정 때문에 잠시 비거주하는 경우도 거주용으로 보고 실거주자와 같이 취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