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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호의미술여행] 햇살이 넘치는 주말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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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은 19세기 유럽 사회에 다방면의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산업자본주의라는 근대적 경제체제가 탄생했고, 사람들이 직접 부딪치는 생활환경이 나날이 달라졌다. 증기기관차, 가스등, 사진기 등의 발명으로 사람들이 생활의 편안함과 여유를 즐기게 되었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 프랑스로 전파되고, 역동적인 현실을 바탕으로 인상주의 미술도 나타났다.

인상주의는 물질문명의 발달과 그에 따른 유행이 빠르게 변했던 당시의 생활 감정을 예술로 담아내려 했다. 그런 생활 감정을 담아내기에 적합한 곳은 도시였으며, 그런 점에서 인상주의는 도시적인 예술이었다. 특히 파리를 중심으로 한 도시 중산층의 삶의 내용에서 소재를 선택했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보트 파티에서의 오찬’(1880∼1881)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보트 파티에서의 오찬’(1880∼1881)

이 그림은 센강변 샤투 지역의 푸르네즈 식당에서 오후를 즐기는 사람들 모습이다. 르누아르가 뱃놀이 후에 점심을 먹던 친구들과 미술계 지인들을 묘사해서 도시인의 낭만적이며 여유로운 생활을 표현했다. 전경 왼쪽 아래에는 그의 여자 친구이며 후일 아내가 된 알린 샤리고를 그렸는데, 모자의 꽃장식과 작은 개의 모습까지 자세히 나타냈다. 그녀의 맞은편으로 같은 인상주의 화가인 카유보트가 있고, 여배우 엘렌 앙드레는 카유보트의 말을 유심히 듣고 무언가를 묻고 있다. 술잔을 들고 있는 모델 앙젤과 중절모를 쓴 모파상의 친구 바르비에 남작과 난간에 기대고 서 있는 식당 주인 푸르네즈도 보인다.

전경의 인물들과 천막 사이의 배경에는 여름날의 따사로운 햇살, 잡풀과 나무가 뒤섞인 강가의 숲, 멀리 보이는 요트가 자리 잡고 있다. 강 위 철도교의 희미한 모습은 기차와 철도로 상징되는 산업혁명 시대의 분위기를 암시하고 있다.

빛과 색의 변화에 초점을 두고 간략한 붓 자국과 색 점들을 사용해서인지, 인물과 배경의 형태감보다 색조들의 뉘앙스가 더 두드러지고 풍요로운 분위기까지 자아내는 그림이다.

연일 장맛비에 시달리고 곳곳의 비 피해 소식까지 접하면서 기분까지 우울해진다. 햇살이 비치는 화사한 날과 낭만과 여유가 넘치는 주말을 기대하며 이 그림을 본다.

박일호 이화여대 명예교수·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