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독을 막기 위해 만 14세 미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가입 제한 등 규제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필요한 조치”라는 의견과 “과한 간섭”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22일 취재를 종합하면 청소년의 SNS 사용 규제에 대해 학부모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최근 국회 전자청원에 ‘청소년의 SNS 이용 제한 법률 제정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작성자는 자신을 다둥이 아빠라고 소개했다. 그는 제안 배경에서 “많은 부모들이 스마트폰 및 SNS 사용을 통제하려 노력하지만 이미 아이들 일상 깊숙이 침투한 디지털 환경을 가정 내 지도만으로 막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며 “그 폐해가 묵과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해 국민청원을 하게 됐다”고 적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가정에서 SNS를 막는 게 정말 어려운데 반가운 소식이다”, “더 빨리했어야 했다” 등의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도 SNS 규제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특히 학생들 사이에서 혐오표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데 SNS가 통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강철 교사노동조합연맹 소속 교사는 “학생들이 혐오 발언 등을 외부 경로를 통해서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며 “예전에는 특정 커뮤니티에 가입하지 않으면 접하기 어려웠는데 현재는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된다”고 말했다.
특히 강 교사는 “SNS를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우회 접속 등 무용론이 제기되지만 학생들에게 ‘최소한 이런 것은 하면 안 된다’는 선을 알려줘야 한다”며 “SNS 규제가 그런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경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역시 “혐오표현이 공적 공간에 만연해 있다”며 “특히 SNS 등은 알고리즘에 의해 사용자가 좋아하는 콘텐츠만 지속해서 보여주다 보니 사고가 편협해질 위험이 있고, 추후 공격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학생들은 ‘간섭하지 말라’며 반대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양은 “친구들이 인스타그램을 정말 많이 하고 서로 릴스를 DM으로 공유하고 논다”며 “이미 세상 사람들 다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는데 막아버리면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남학생 B군 역시 “문제의식에 어느 정도 공감한다”면서도 “국가가 나서서 이렇게 청소년을 규제하는 게 유쾌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규제의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유재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청소년기는 전전두엽의 계획, 조절, 능력이 아직 발달 중인 반면에 정서, 감정, 자기가치 등을 탐색하는 변연계는 빠르게 발한다”며 “‘좋아요’, 조회수 등 사회적 보상과 거절에 성인이 크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SNS 규제 외에도 일상 속에서 필요한 생활습관을 묻는 질문에 유 교수는 “청소년에게 ‘스스로 절제하라’고 요구하면 안 된다”며 “가정, 학교, 플랫폼이 함께 바꿔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정에서는 구성원의 공통 규칙을 통해 다 같이 휴대폰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학교에서는 SNS를 규제할 수 있는 실효적 조치가, 플랫폼에서는 아동·청소년 계정은 비공개하는 등 이들에 대한 보호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6일 정부는 청소년의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 과몰입 문제와 관련해 연령에 따른 단계별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 14세 미만은 서비스 가입을 제한하고, 14세 이상 19세 이하 청소년에게는 중독성 디자인과 추천 알고리즘 노출을 제한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