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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덜 아픈 마침표를 위하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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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아픈 마침표를 위하여(정현숙, 푸른향기, 1만8800원)=이혼·양육·가사 사건을 오랫동안 다뤄온 이혼 전문 판사가 관계의 종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담은 에세이. 저자는 이혼을 단순한 결별이 아니라 ‘한 인간의 세계가 다시 그려지는 과정’으로 정의한다. 이혼 법정에서 마주한 상처와 후회, 회복의 순간들을 기록하며, 이혼은 삶의 한 문을 닫는 동시에 자기 성찰과 책임, 다시 사랑할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문을 여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특히 아이의 관점에서 바라본 이혼을 비중 있게 다룬다.

히잡 쓰는 여자(아이샤 박, 북랩, 1만7000원)=한국인 무슬림 여성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에세이집이다. 다른 문화와 종교를 이해하며 살아가는 경험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아랍어를 공부하던 저자는 대학 시절 우연히 수단 출신 유학생을 만나 사랑에 빠졌고, 주위의 만류에도 아프리카 수단으로 향했다. 책은 낯선 문화와 언어 속에서 결혼 생활을 하며 이슬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기까지의 여정을 담았다. 한국외대에서 아랍어를 전공하고 수단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저자는 현재 서울 중앙성원 내 대안학교에서 일하고 있다.

잠들기 전 마지막 생각이 내일을 결정한다(김범준, 웨일북, 1만8000원)=매일 밤 스마트폰을 붙잡고 시간을 보내던 습관 대신 철학자들의 문장을 읽는 실험을 시작한 저자의 경험을 담았다. 자기계발 작가인 저자는 현대인의 수면 부족과 수면 장애의 원인을 잠들기 직전 뇌를 지배하는 ‘마지막 생각’에서 찾는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니체, 맹자 등 서른 명의 철학자를 통해 삶의 균형과 절제의 가치를 되새기며, 잠들기 전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결국 내일의 삶을 바꾼다고 이야기한다.

당장, 6법을 교정하라(김세중, 지식공작소, 1만8000원)=대한민국 법체계의 근간인 헌법·민법·형법·상법·민사소송법·형사소송법에는 여전히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법률 용어와 일본식 번역 표현이 적지 않다. ‘건정’, ‘몽리자’, ‘조지’ 같은 낯선 단어와 ‘다른 정함을 할 수 있다’ 같은 어색한 문장도 여전히 남아 있다.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장을 지낸 저자는 이러한 표현들이 사회·경제적 비용을 키우고 있다며,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평이한 우리말 법률 문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생에 한번은 오디세이아(샘 아크바, 박미경 옮김, 부키, 1만9500원)=옥스퍼드대에서 고전학을 전공하고 현재 임상심리학자로 활동 중인 저자가 고대 그리스 시대 호메로스가 쓴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현대 심리학의 시선으로 재해석했다. ‘오디세이아’의 주인공인 그리스 영웅 오디세우스는 10년에 걸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으나 귀향길에 잇따른 시련을 겪는다. 결국 동료를 모두 잃고 홀로 살아남아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10년의 세월을 더 보낸다. 저자는 오디세우스를 화려한 영웅이 아니라 상처 입은 트라우마 생존자로 바라본다.

전자동굴(김종명, 페이퍼로드, 2만2000원)=방송기자 출신인 저자가 인공지능(AI) 플랫폼 시대, 공론장의 위기를 분석하고 저널리즘의 기준과 신뢰의 조건을 다시 묻는 책. 저자가 말하는 ‘전자동굴’은 오늘날 사람들이 스마트폰 화면 속에 빠져 저마다의 세계를 살아가는 상태를 의미한다. 스마트폰과 알고리즘, AI 추천 시스템을 통해 개인별로 설계되는 오늘의 정보환경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특히 전자동굴 속에서 사람들은 자기만의 ‘취향의 감옥’에 갇히고 확증편향이 강해지면서 같은 사건을 두고도 서로 전혀 다른 현실을 믿게 된다고 지적한다.

세계 열정의 삼각관계(도미니크 모이지, 주명철 옮김, 여문책, 1만7000원)=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 공동 설립자인 국제정치학자가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재편되는 세계 질서를 분석한다. 저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가 미국 쇠퇴를 더욱 가속할 수 있다고 진단하며, 중국과의 전면적 대결은 전략적 오류라고 지적한다. 또한 군사적 측면의 블라디미르 푸틴, 중동의 베냐민 네타냐후, 상업적 측면의 트럼프를 ‘새로운 질서의 삼총사’로 규정하고, 이들이 유럽과 중동은 물론 세계 권력 지형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