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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철도망과 소외된 삼남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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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 역을 떠나며/ 전현우/ 민음사/ 3만원

 

21세기 들어 새 기차역은 도심이 아닌 외곽 어딘가에 들어섰다. 선로를 곧게 펴 속도를 높이고 소음과 먼지, 교통 단절을 둘러싼 민원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포항과 경주, 군산, 진주, 원주, 남원, 안동의 역은 도시에서 외톨이처럼 떨어졌다. 기차에서 내린 승객은 다시 버스나 택시를 타야 한다. 자동차를 대신해야 할 철도가 오히려 자동차 의존을 키우는 역설이다.

분석철학을 공부한 교통철학자인 저자의 신간은 ‘거대도시 서울 철도’와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를 잇는 철도 3부작 마지막 권이다. 저자는 외톨이 역의 설계도를 살피고 도시를 걸으며 경상과 전라 사이의 끊어진 철도망과 소외된 삼남의 현실을 파고든다. 문화유산 보호를 이유로 철도가 외곽으로 밀려난 경주에서는 유적보다 넓은 주차장과 자동차로 뒤덮인 관광지를 발견한다. 광주∼부산 고속열차가 없는 이유와 서대전역을 둘러싼 논란도 열차 배선부터 도시의 역사까지 거슬러 올라가 짚는다.

전현우/ 민음사/ 3만원
전현우/ 민음사/ 3만원

책은 철도를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 인구 감소를 한꺼번에 건너갈 ‘버려진 대안’으로 제시한다. 서로 화해하기 어려운 가치 사이에서 현실적인 ‘좁은 회랑’을 찾는 데 분석철학을 동원한다. 5년에 걸친 현장 조사와 전문가 토론, 130여개의 지도와 인포그래픽을 엮었다. 전국 철도망을 규칙적인 시간표에 따라 재편하는 구상도 담았다. 역을 도시의 변두리가 아닌 사람과 지역에 다시 피가 도는 심장으로 되돌리자는 제안이다.